'삼성닉스'도 무너졌는데…폭락장서 네이버만 웃은 이유 [종목+]
간단 요약
- 폭락장 속에서도 네이버가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며 9.2% 상승 마감했다고 밝혔다.
-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함께 기가와트급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공개하며 AI 인프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 증권가는 이번 AI 팩토리 사업 외부 사업화를 통해 네이버의 중장기 성장동력과 기업가치 재평가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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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8% 넘게 폭락한 가운데 네이버가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유일하게 강세를 나타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대감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 폭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컸다. 코스닥지수도 8% 넘게 하락했고 양 시장에서는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10.18%, SK하이닉스는 7.68%, 현대차는 8.71% 각각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오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공동 브리핑에 나선 SK텔레콤도 장중 급등세를 보였지만 종가는 0.28% 상승에 그쳤다.
반면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2만3500원(9.2%) 오른 2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9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이날 젠슨 황 CEO가 네이버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과 연이어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 SK하이닉스와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SK텔레콤과는 AI 팩토리 구축 협력을 공개했다. 현대차와의 피지컬 AI 협력도 언급했으며 오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경영진과 비공개 회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날 시장의 선택은 네이버였다.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네이버가 제시한 신사업 모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엔비디아 협력 수혜주는 주로 반도체 기업들에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네이버가 AI 인프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됐다.
네이버는 이날 엔비디아와 함께 기가와트(GW)급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처리하는 차세대 컴퓨팅 인프라다. 네이버는 내년 55메가와트(MW) 규모 가동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0MW, 오는 2028년 200MW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1GW 규모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센터 증설과는 결이 다르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은 물론 중동과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기존 광고·커머스 중심 플랫폼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실 네이버는 올해 AI 열풍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종목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혜주로 평가받으며 급등하는 동안 네이버는 광고 경기 둔화와 플랫폼 성장 정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AI 검색이나 AI 비서 같은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가 등장한 셈이다.
사업 규모 역시 시장 예상보다 크다는 평가다. 최종 목표인 1GW 규모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최대 용량의 약 4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십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기존 광고·커머스 중심 플랫폼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기존 인터넷 포털 및 플랫폼 사업을 넘어 '아시아판 코어위브(미국 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그동안 내부용으로 활용하던 데이터센터 역량을 외부 사업으로 본격 개방해 글로벌 인프라 공급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네이버가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음에도 외부 고객 확보 한계로 적정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이번 AI 팩토리 사업 외부 사업화는 중장기 성장동력과 기업가치 재평가가 동시에 가능한 이슈"라고 평가했다.
이어 "성장 내러티브 부재로 플랫폼 기업 수준의 평가를 받아왔지만, AI 매출이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하면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 가치가 함께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찾은 젠슨 황 CEO는 행사 내내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이 마련한 특별 이벤트에서 황 CEO는 "GPU가 많을수록 더 많이 일할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웹툰 속 빈 말풍선에는 직접 "걱정 마! 나에겐 GPU가 있다"는 문구를 적어 넣기도 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이번 동맹을 통해 전 세계 각 지역과 국가가 독자적인 소버린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매우 고무적이다"면서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 인프라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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