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속 사이드카…극단적인 널뛰기에 코스피 '변동성 쇼크' [분석+]
간단 요약
-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될 만큼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VKOSPI가 90선을 돌파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아 향후 코스피200 옵션 기반 내재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 하반기에는 반도체, AI 밸류체인, 주주환원, 가계 자금 유입,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등에 따른 추가 상승 기대와 함께 스페이스X IPO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흡수 가능성이 코스피 시장 자금 이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사흘 연속 급락·급등·급락 흐름…투자자 '패닉'
한국형 공포지수 사상 최고치…증시 변동성 경고음

국내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하반기 증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변동성은 한층 확대되는 모습이다. 강세장 기대를 바탕으로 한 매수세와 패닉성 투매가 충돌하면서 코스피가 전례 없는 '널뛰기 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52% 하락한 7730.82를 기록했다. 기관은 2조2673억원, 외국인은 2조771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 홀로 4조86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장 초반 79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낙폭을 키워 오후 한때 7500선까지 후퇴했다. 코스피200 지수가 5% 넘게 급락하며 오후 1시16분께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일시효력 정지)도 발동됐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5분간 프로그램 매매 제한)는 총 24차례 발동됐다. 매수와 매도가 각각 12회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발동 횟수 26회에 이미 근접했다. 발동 빈도가 평균 4~5거래일에 한 번꼴이다.
서킷브레이커도 이례적으로 잦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는 3월4일, 3월9일, 6월8일 세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급락할 때 시장 전체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조치로,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제한하는 사이드카보다 강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세 차례 서킷브레이커 이후 코스피는 모두 다음 거래일에 반등했다. 3월4일 12% 넘게 급락한 코스피는 다음 거래일 9%대 반등했다. 그러나 며칠 뒤인 3월9일 다시 급락하며 두 번째 서킷브레이커를 맞았다.
이달 들어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8일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 금리 부담, 외국인 매도세 등이 겹치며 8% 넘게 급락했다. 올해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함께 발동됐다. 다음 날인 9일 코스피는 8% 넘게 급반등하며 8000선을 회복했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그러나 다시 10일 매도 사이드카가 나왔다.
옵션시장도 불안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해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91.23까지 치솟았다. VKOSPI가 종가 기준 90선을 돌파한 것은 2009년 지수 공식 산출 이후 처음이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직후 기록했던 기존 올해 전고점(3월5일 83.58)을 넘어선 수준이다. 또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89.30)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60선 부근) 충격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VKOSPI는 미국 뉴욕증시의 VIX 지수처럼 한국 증시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 동안 지수가 얼마나 출렁일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내재변동성을 산출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향후 장세를 예측하기 힘들 만큼 시장 참여자가 극심한 패닉 상태에 빠져 있음을 뜻한다. 이날도 VKOSPI 종가는 88.3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반기 증권가 전망은 대체로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도체와 AI 밸류체인 실적 개선, 주주환원 확대, 가계 자금 유입,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등이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의 반복 발동은 하반기 상승 경로가 순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와 물가, 환율, 외국인 수급, 반도체 이익 사이클 확인이 지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국채금리, 국제 유가,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 흐름에 따라 국내 증시도 단기적으로 큰 폭의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거래일간 8%대 등락률을 보였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며 "미래 예상 변동성을 실제 변동성이 완전히 추월한 것은 국내 증시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VKOSPI를 산출하고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조차 이미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했으나 실제 주가 변동성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최근 지수 변화가 무질서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우주기업 스페이스X 역시 변수로 꼽힌다. 역대 최대 규모로 전망되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관련 투자금 마련 수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선 스페이스X 기업가치를 2조달러 안팎으로 예상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하면 글로벌 유동성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 대비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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