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도 팔천피 재탈환…"내주 변동성 계속될 것"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35일 만에 외국인의 귀환
반도체 투톱 등 2조원 매수
코스피 8400 터치…천스닥 회복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동반 급락하며 '블랙먼데이'로 시작한 국내 증시가 12일 반등해 '골든프라이데이'로 한 주를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도 35일 만에 국내 증시로 귀환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4.63% 상승한 8123.62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거센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8400선을 넘어섰다가 막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와 상승폭을 줄였다. 오전엔 올해 열세 번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7.86%) SK하이닉스(2.33%) SK스퀘어(10.59%) 등이 오르며 상승장을 이끌었고, 건설 등 재건 수혜주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도 힘을 보탰다. 코스닥지수 역시 3.22% 오른 1029.05에 마감했다. 월요일에 깨진 '8천피' '천스닥'을 금요일에 모두 회복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의 복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이후 24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행진을 펼친 외국인은 이날 2조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도체 투톱 등 현물 주식뿐 아니라 코스피200 선물도 동반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수급 쏠림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가 아직 남아 있어 변동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 상승 전망은 여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2.81%), 홍콩 항셍지수(1.5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12%) 등 아시아 증시도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은 물가보다 종전에 더 반응, 시총 20위권 종목 중 19개 상승
'6월 FOMC'까지 극심한 변동성…"조정시 매도보단 분할매수 대응"
코스피지수·코스닥지수 동반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 발동(월요일) → 코스피지수 8096.93으로 반등(화요일) → 다시 7730.82으로 하락(수요일) → 7300~7800에서 수십 차례 급등락(목요일) → 장중 8400 돌파하며 상승세로 마감(금요일).
지난 1주일간 국내 증시의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7300대에서 8400대까지 급등락을 반복하며 현기증 나는 장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마찬가지다. 선물시장의 급격한 변동으로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를 제한하는 서킷브레이커와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이번주에만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아홉 번이나 발동됐다.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엔 종전 기대가 커지며 환호 속에 마감했지만 다음주에도 이 같은 극심한 증시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전닉스 다시 사는 외국인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이번주 내내 미국·이란 간 긴장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반도체 고점론 등에 휘청였다. 지난 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에도 브로드컴 실적 발표를 계기로 불거진 반도체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 등으로 '팔천피·천스닥'이 모두 깨졌다. 이후에도 중동 전쟁 우려와 종전 기대가 교차하며 오락가락하는 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히자 12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4.63%, 3.22%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6.5% 오르며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우려되지만, 시장은 물가 부담보다 중동 리스크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종목 가운데 삼성전기(-5.04%)를 빼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간만에 '사자' 행렬을 펼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74조원에 달한다. 넥스트레이드 거래를 포함해도 5월 26일(1045억원)과 27일(45억원)을 빼면 매일 대량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내 반도체주가 단기간 내 급등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정규장에서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약 2조원어치 사들였다. 그간 팔아치운 SK하이닉스(1조2880억원)와 삼성전자(8829억원)가 나란히 순매수 1, 2위를 차지했다. 이날 개인은 4조3200억원을 팔아치우고 기관은 2조377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연구원은 "장기간 이어진 외국인 매도 흐름이 반전된 점은 투자심리 개선 요인"이라고 했다.
"조정장 땐 매도보다 분할 매수"
이날 증시는 환호로 끝났지만 다음주에도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51%를 차지하는 만큼 약간의 반도체 고점 논란에도 전체 증시가 흔들리는 구조라서다.
이날 오후에도 "글로벌 은행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 폭등에 따른 잠재적 폭락을 우려해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베팅을 제한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33만전자'와 '129만닉스'까지 찍은 두 종목은 상승폭을 줄였다. 장중 9%까지 오른 코스피지수도 4%대로 마감했다. 글로벌 자금 블랙홀로 여겨지는 스페이스X 상장과 미국 금리 인상 시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중장기적 상승 전망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변동성에 다시 노출될 수 있겠지만 '매도 후 현금 비중 확대'보다 '조정 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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