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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휴전 후 60일 추가 협상…핵 문제는 여전히 숙제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미국과 이란은 종전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 체결에 합의했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대이란 경제 제재에 대한 해결 방안을 향후 60일간 추가 협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합의안에는 이란이 240억 달러 규모의 동결자산 절반을 우선 돌려받고 나머지는 60일 협상 중 이행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 경제 제재로 민중봉기까지 경험한 이란은 동결 자금 해제를 통한 즉각적인 자금 유입과 경제 제재의 철회를 종전 협상을 수용한 최대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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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셔터스톡
사진 = 셔터스톡

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종전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에 합의했지만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최종' 협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두 나라는 향후 60일간 완전한 전쟁 종결을 위한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경제 제재에 대한 해결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격의 가장 큰 이유로 '핵 문제'를 들었던 만큼 추가 협상에서 핵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양국 간 갈등은 다시 불붙을 수 있다.

60일 협상서 핵 처리 다룰 듯

양국은 향후 60일 동안 △이란 핵 문제 △대이란 경제 제재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에 관한 구체안을 두고 협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국·이란 평화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양측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라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핵 프로그램 처리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핵무기 보유 금지는 이란이 앞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확보하지 않겠다는 정치적·선언적 약속이다. 이란도 그동안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다"고 주장해 온 만큼 비교적 수용하기 쉬운 내용이다.

반면 핵 프로그램 처리는 훨씬 민감한 문제다. 이미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거나 폐기할지, 우라늄 농축 시설과 원심분리기를 해체할지, 국제사회의 검증을 어떻게 받을지 등 구체적인 실행 조치가 포함된다.

미국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후자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재료와 시설 자체를 제거해야 핵무장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협상단의 이란 핵 관련 요구사항은 두 가지다. 우선 이란이 그동안 농축해 온 고농축 우라늄 등 모든 핵물질의 즉각적인 '국외 반출'(제3국 이전) 또는 '영구적 폐기'와 향후 이란 영토 내에서의 핵물질 농축 활동 원천 금지라는 초강력 사후 통제 장치의 제도화다.

반면 이란은 농축 우라늄의 국내 보유와 평화적 목적의 핵 프로그램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주권이라는 입장이다. 이란 고위 관리들은 그동안 IAEA(국제원자력기구) 및 서방과의 협상 과정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평화적 목적이며, 핵무기를 추구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이란, 핵폭탄 10기 제조 가능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6월 기준 60% 농축 우라늄 441㎏과 20% 농축 우라늄 약 184㎏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물질이 여전히 육불화우라늄(UF6) 가스 형태로 저장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 우라늄에 포함된 핵분열성 물질인 우라늄-235(U-235)는 1%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핵연료나 핵무기 제조를 위해서는 농축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란은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 핵시설에서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 농축을 진행해 왔다.

CNN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현재 60% 수준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이란이 추가 농축 시설만 확보할 경우 핵무기 제조 기준으로 여겨지는 90% 농축 단계까지 몇 주 내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유 물량은 이론적으로 핵폭탄 10기 안팎을 제조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군사력을 통한 핵물질 회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브루어 연구원은 "공습 이전 이란이 일부 핵물질을 다른 장소로 분산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정확한 위치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 즉각적인 자금 유입 필요

합의안에는 이란이 240억 달러 규모의 동결자산 절반을 돌려받은 뒤 나머지 절반을 60일 협상 중에 돌려받는 방안을 두고 교섭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제 제재로 민중봉기까지 경험한 이란 입장에서는 즉각적인 자금 유입과 경제 제재의 철회가 종전 협상을 수용한 최대 명분이다.

그만큼 이란으로서는 동결 자금 해제를 통한 조속한 자금 유입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내 매파들의 반발을 의식해 조건 없는 동결자금 해제 대신, 이란의 비핵화 조치 등 이행 수준에 따라 동결 자금을 단계적으로 풀어주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 반응도 변수

파키스탄이 중재한 이번 협정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문제도 포함됐다. 레바논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다. 앞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을 발사했고,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남부 헤즈볼라 거점을 공습하면서 협정 무산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이란의 대리세력인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등이 얼마나 통제될 수 있을지, 이스라엘이 추가 군사행동을 자제할지 등 여전히 많은 변수가 남아 있는 셈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이란 유화 조치나 핵 합의 시도에 대해 "나쁜 합의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비판해왔고, "이란과 어떠한 합의도 이스라엘을 구속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은 안보를 위해 필요한 독자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못하면 자체적으로 무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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