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평화…106일 만에 이란전 끝
간단 요약
-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하고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예고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 60일간의 추가 협상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 대이란 경제 제재,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 핵심 의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240억달러 해제 여부가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이행 성과에 따라 단계적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美·이란, 19일 종전 서명
트럼프 "호르무즈 즉시 개방"
핵 폐기는 60일간 추가 협상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한 지 106일 만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은 조만간 재개방된다.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이란과의 협상이 완료됐다"며 "미 해군의 봉쇄 조치를 즉시 해제하고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정 서명과 함께 기뢰 제거 작업이 시작되면 중동 지역과 세계를 향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양국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열어 합의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MOU에 서명한 이후 60일간 협상을 통해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와 동결 자산 등 경제적 제재 해제의 구체적 내용을 논의한다. 앞서 이란 국영 매체는 MOU 체결 이후 30일 안에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는 조항이 포함된 평화협정 초안이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정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완화하고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이 3.3% 하락하고,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4% 내리는 등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추가 협상이 남았지만 미국·이란 전쟁은 이번 협상 타결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전쟁 과정에서 상당한 피해를 본 이란도 전쟁을 재개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60일 추가 협상이 '본게임'…이란 핵무기 처리 결론낸다
핵물질 '완전 폐기' 원하는 美…이란 "평화적 핵은 포기 못해"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양해각서(MOU)는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최종 협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두 나라는 오는 19일 MOU에 공식 서명한 뒤 60일간 완전한 전쟁 종결을 위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경제 제재에 관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공격의 가장 큰 이유로 '핵 문제'를 들었던 만큼 치열한 협상전이 예상된다. 다만 두 나라 모두 휴전의 틀을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핵 처리 등 놓고 후속 협상
60일간 논의할 주요 의제는 핵 문제와 함께 대이란 경제 제재,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핵 문제와 관련해 양측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라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핵 프로그램 처리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핵무기 보유 금지는 이란이 앞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확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이란도 그동안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다"고 주장한 만큼 수용하기 쉬운 내용이다.
반면 핵 프로그램 처리는 훨씬 민감한 문제다.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거나 폐기할지, 우라늄 농축 시설과 원심분리기를 해체할지, 국제사회의 검증을 어떻게 받을지 등이 쟁점이 된다.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원료 및 시설 폐기를 원하는 미국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란은 농축 우라늄의 자국 내 보유와 평화적 목적의 핵 프로그램은 포기할 수 없는 주권이라는 입장이다. 이란 고위 관리들은 그동안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평화적 목적이며, 핵무기를 추구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되풀이했다.
◇동결 자산 해제가 당근 되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조건으로 미국이 이란에 줄 수 있는 반대급부는 240억달러(약 36조원)에 이르는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다. 경제 제재로 민중 봉기까지 겪은 이란으로서는 즉각적인 자금 유입과 경제 제재 철회가 종전 협상 수용의 가장 큰 명분이다.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해서도 관련 자금이 필요하다.
반관영 매체 메흐르통신은 14개 항의 MOU 초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양국이 MOU에 서명하는 대로 절반인 120억달러를 받고, 60일간의 협상 기간에 나머지 동결 자산 역시 해제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반면 블룸버그가 확인한 미국 측 초안에는 이란의 국외 동결 자산 해제 규모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결 자산 해제 시점 역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피터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산 동결 해제 여부는) 이행 성과를 기초로 한다"며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기 전까진 어떤 자금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 또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합의는 호르무즈해협을 먼저 재개방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 등 더 큰 쟁점에 대한 협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미국의 요구를 충족하는 단계에 따라 이란은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G7 회의 후 서명식 참석 가능성
미국과 이란은 19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공식 서명식 전에 카타르 도하에서 사전회의를 열어 각종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을 명확히 정리하기보다 이후 구체적인 논의 스케줄을 정하는 것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명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합의 사실이 발표된 뒤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참석할 계획이지만,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바로 스위스로 향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란 측에서는 종전 협상 수석대표인 갈리바프 의장과 아라그치 장관이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할 예정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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