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개방해도…"원유 공급 정상화, 최소 석달은 걸린다"
간단 요약
-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기대에도 유가 안정과 원유 공급 정상화까지 최소 60~9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 전쟁 여파로 원유 시설 파괴와 전략유 방출로 인한 각국 재고 부족이 이어져 배럴당 150달러 이상 급등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 다만 중국 원유 수요 감소와 각국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 유가 급등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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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란의 봉쇄로 해상 원유 운송의 20%가 막히면서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경제 성장을 막는 '초크포인트'(병목 지점)가 됐다. 14일(현지시간) 해협 정상화 기대에 유가가 하락하고, 각국 증시가 축포를 쏜 배경이다.
하지만 '유가 안정을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해협 관리에 대해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전쟁 기간 중동 산유국의 원유 시설이 타격을 받았고, 각국 석유 재고가 바닥 수준까지 떨어진 점도 가격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FT "통행료 면제, 60일만 적용"
호르무즈 재개방해도…"원유 공급 정상화, 최소 석달은 걸린다"이날 종전 협상 타결로 100일 넘게 막힌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는 19일 종전 협약 정식 체결과 함께 해협이 열리면 원유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협을 나오지 못하고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는 원유와 정제유는 글로벌 하루 수요의 80% 수준인 6000만 배럴에 이른다. 이날 브렌트유가 4%대 하락세를 보인 것도 공급 확대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에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통행료 면제가 60일 동안만 적용되는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도 "해협에서 안전·항행·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고, 권리는 전적으로 이란과 오만에 있다"며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공급도 당장은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FT에 따르면 이란군이 종전 이후 30일 동안 기뢰 제거 작업을 한다. 현재 발이 묶여 있는 500척 넘는 선박 통과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공급망 회복에 최소 60~90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전쟁으로 파괴된 생산 시설 복구에 수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리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전략유 방출에 각국 재고 바닥
공급망 회복 지연으로 유가가 당장 안 내려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쟁 여파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전략유를 방출하면서 원유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닐 채프먼 엑손 수석 부사장은 "재고 부족으로 비축유 방출에 제한이 걸리면 현물 가격이 다시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진단도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원유 큰손 중국의 수요가 줄어서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량은 하루 780만 배럴로 '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각국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도 유가 급등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국내총생산(GDP) 1달러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미국과 유럽에서 약 3분의 1, 중국에서는 약 40% 감소했다.
◇7월 돼야 국내 기름값 하락
한편 해협에 갇혀 있는 한국 선박 24척이 언제 해협을 빠져나올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업계에선 해협을 통과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빠른 복귀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2~3주 정도 뒤에야 떨어지기 시작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들여온 원유가 창고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소매 가격을 곧장 낮추긴 어렵다. 중동산 원유를 들여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하는 시간, 기존 재고 소진 주기 등을 고려하면 기름값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시점은 오는 7월께로 예상된다.
황정수/박종관/노유정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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