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를 즉각 면제하고 60일 협상 후 모든 경제 제재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란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복귀하면서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각각 5%대 급락하는 등 국제 유가가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 골드만삭스가 브렌트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재건기금을 통한 대규모 투자로 이란 원유 생산량 증가와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이란 석유 풀린다…유가 급락
美, 19일 종전서명 즉시 해제
브렌트유 70弗대로 떨어져

19일로 예정된 '60일 휴전 양해각서(MOU)' 서명과 함께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즉각 면제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국제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유가는 급락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공식 서명 즉시 이란산 원유 제재를 실질적으로 풀어주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이후 60일 휴전기간에 결정되는 최종 합의 일정에 따라 이란에 대한 모든 경제 제재를 종료할 예정이다. 특히 원유 수출에 필요한 금융 및 보험, 운송 서비스에 관한 제재도 이 기간 모두 면제될 전망이다. 미국 등 서방은 2012년부터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시행해왔다.
앞서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의 희석·폐기 등 핵 프로그램 관련 약속을 이행할 경우 단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공개된 MOU 초안에 담긴 내용은 '선 제재해제, 후 약속 이행' 방식이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 폐기 등의 약속을 지키기 전에 먼저 글로벌 원유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소식에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3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8.9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5.1%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6.0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5.8% 급락했다.
매장량 3위 원유 세계시장 공급…해협통항 맞물려 유가 급락 기대
60일 협상기간 경제 제재 종료…은행·운송·보험 등 서비스도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지난 14일 전자 서명을 마친 '60일 휴전 양해각서(MOU)'의 초안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경제 인센티브를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이란의 문명을 말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트럼프 정부가 180도 태도를 바꿔 '햇볕정책 패키지'를 제시한 것이다.
제재 즉각 풀린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공개한 14개 조항에 따르면 미국은 60일 협상기간 후 최종 합의 일정에 따라 이란에 대한 모든 경제 제재를 종료한다고 약속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의 희석·폐기 등 핵 프로그램 관련 약속을 이행하는 데 따른 인센티브로 제재를 완화해줄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MOU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이란산 원유 수출에 관한 제재를 사실상 풀어주기로 했다. 문서는 "MOU 서명 직후부터 제재가 해제되는 날까지 미국 재무부가 이란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및 그 파생상품, 은행·보험·운송 등 관련 모든 서비스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발급할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이 문구대로라면 이란은 농축 우라늄 폐기 등의 약속을 지키기 전에 먼저 글로벌 원유 시장에 복귀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등 서방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 각종 제재를 시행해왔다. 그중에서도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가 본격화한 것은 2012년부터다. 이후 이란산 원유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제3국에서 원산지를 불법으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서야 수출할 수 있는 '2등상품'으로 전락했다. 주로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과 인도 등으로 수출됐다. 가격도 낮게 책정됐다.
이후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과의 핵 합의(JCPOA)가 이뤄지면서 제재가 일시 해제됐고 이 기간 한국 등에서도 이란 원유를 상당량 수입했으나 2018년 다시 제재가 부과됐다.
재건기금 조성과 연계
당장 19일부터 이란산 원유가 국제 시장에서 정상 거래 가능한 물량이 된다면 세계 원유시장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호르무즈해협이 정상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유가도 더욱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해협 통항이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가세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 지역 내 원유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올해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90달러에서 80달러로, 2027년 전망치는 80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재건기금을 통한 대규모 투자가 실행된다면 장기적으로 이란산 원유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란의 연간 원유 생산량은 208억 배럴로 추산된다. 개전 전 생산량은 하루 약 450만 배럴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자국 내에서 소비된 후 남은 해외 수출 물량은 작년 말 기준 166만 배럴이었다.
재건기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 민간기업 투자를 받겠다는 게 미국의 계획이다. 이는 60일 휴전기간이 지난 뒤에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다시 시도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그런 만큼 이란이 핵물질 폐기 등에 소극적이더라도 제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약점도 있다.
미 의회에서 합의 내용을 의회에서 정식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초당적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변수다.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에 따르면 빌 캐시디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미·이란 핵 합의가 상원 3분의 2 찬성으로 비준돼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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