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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총재 "반도체 호황이 낮은 성장률·중립금리 바꿀 수도"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AI발 반도체 호황이 한국의 낮은 잠재 성장률중립금리 추세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17.1%로 실질 GDP 성장률 3.8%를 크게 웃돈 것은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이 명목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앞으로는 명목 GDP교역조건, 국내총소득(GDI)를 함께 보며 AI발 호황이 장기 성장률중립금리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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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이 한국의 고령화·저출산 기조에 따른 낮은 잠재 성장률과 중립금리 추세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 만찬사에서 최근 한국 경제의 높은 명목 성장률 배경과 AI가 장기 성장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총재는 "지난 1000년 이후 세계 경제 성장 경로를 살펴보면 산업 혁명 이전까지는 경제 성장세가 거의 나타나지 못했지만 20세기 이후 약 200년 간 급격하게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폴 로머의 내생성장론"이라며 "아이디어는 한 사람이 사용해도 다른 사람이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경제 전체의 생산성과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과거 200년 간의 급격한 성장세를 다시 한 번 구현해 줄 수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 경제의 이례적인 성장세 역시 AI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7.1%에 달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반면 실질 GDP 성장률은 3.8%에 그쳤다. 신 총재는 "1970년대에도 명목 GDP가 크게 증가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이 원인이었다"며 "지금은 국내 물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이 명목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앞으로 한국 경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지표는 실질 GDP가 아닌 명목 GDP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실질 GDP만으로는 현재 경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며 "앞으로는 실질 GDP뿐 아니라 명목 GDP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역조건 개선 효과 역시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국제 유가 변동이 한국의 교역조건을 좌우했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이 교역조건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GDP와 국내총소득(GDI)의 격차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3.8%였지만 GDI 성장률은 13.2%를 기록했다. 신 총재는 "유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교역 조건이 개선됐다는 건 결국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발 호황이 장기 성장률을 높인다면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초래하는 저성장, 낮은 중립금리 문제도 재평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00년 이후 오랜 정체를 깨고 산업혁명이 경제 성장의 경로를 바꿨듯 AI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 총재는 "인구구조에 따른 낮은 성장률과 중립금리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인구구조가 반드시 경제의 운명을 결정짓지 않을 수 있다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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