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만 사면 돈 버는 줄"…레버리지 투자한 개미들 '비명' [분석+]
간단 요약
-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잔액 37조8005억원 등 빚투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신용거래융자 잔고 9조950억원이 몰리며 레버리지 투자와 반대매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증권사들이 증거금률 상향과 신용융자 매수 제한 등으로 제동을 거는 가운데,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 감내 수준에 맞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상승장 떠받친 '빚투'…반대매매 경고등
"위험 감내 가능한 수준 맞춰 투자해야"

코스피지수가 '9천피'(코스피 9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거래와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급증하면서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제한과 증거금률 상향에 나서며 위험 관리에 들어갔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38조 육박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조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7조2864억원과 비교하면 약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올해 초 증시 상승과 함께 신용융자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8조8433억원, 코스닥시장 잔고가 8조957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레버리지 투자 방식이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도 배가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불붙으면서 증가 속도도 가팔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는 지난 18일 장중 9106.07까지 오른 뒤 9063.8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 8000선을 처음 돌파한 지 16거래일 만에 9000선까지 올라섰고, 이달 19일에는 9052.4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9385.59까지 올라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코스피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신용 자금이 몰렸다. 지난 18일 기준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조7628억원, SK하이닉스는 4조3322억원으로, 두 종목 합계만 9조9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인 12월30일 기준 두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합계는 약 2조5319억원이었다. 불과 6개월 새 삼성전자는 잔고가 1조6477억원에서 4조7628억원으로 늘었고, SK하이닉스는 8841억원에서 4조3322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들어 두 종목에서만 약 6조5632억원 증가한 셈이다. 빚투 자금이 두 종목에 몰렸다는 뜻이다.
문제는 신용잔고 총액보다 레버리지 투자 위험이 실제 강제 청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신용융자 투자자가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며 버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강제 청산 사례도 늘고 있다. 여기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용거래뿐 아니라 미수거래 투자자의 반대매매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올해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월 2143억원 수준이던 반대매매 금액은 2월 2295억원, 3월 5508억원, 4월 7077억원으로 확대됐다. 6월 들어서도 반대매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17일까지 누적 반대매매 금액은 이미 6946억원에 달했다.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대매매가 여전히 크게 발생하는 모습이다.
변동성이 더 심화하면 월간 기준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5~9일에는 연속으로 하루 반대매매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에는 하루 동안 1698억원이 강제 처분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강제청산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신용거래는 상승기에는 추가 매수 수요를 늘리지만, 하락기에는 반대매매를 통해 매도 압력을 키우는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제 청산이 집중되면 연쇄적인 디레버리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빚투 과열 조짐에 증권사들 제동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며 빚투가 다시 과열될 조짐이 보이자 일부 증권사는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10개 종목의 종목군을 'E'에서 'F'로 변경했다.
특히 'HANARO Fn K-반도체'와 'TIGER 200 IT' 지수상장펀드(ETF), 카카오뱅크, 신세계의 경우 종목군 'F' 변경에 더해 증거금률도 기존 30∼40%에서 100%로 상향됐다. 위탁증거금 100% 종목 또는 F군 종목은 신규 융자 및 만기 연장 등이 제한된다.
KB증권은 지난 17일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한도 준수를 위해 신용융자 매수주문을 일시 제한한다고 안내했다. 메리츠증권은 전날 제주반도체와 주성엔지니어링 등 3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30∼50%에서 100%로 상향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 신용융자뿐 아니라 은행권 대출 역시 투자 자금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4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3년7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마이너스통장은 용도를 제한하기 어려운 특성상 주식 투자 자금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면 신용융자 부담도 제한적일 수 있지만 금리와 대외 변수로 조정이 나타날 경우 38조원에 육박한 빚투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상승장이 이어진다고 해도 과도하게 빚을 내 투자하기보다는 자신의 위험 감내 수준에 맞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