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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결제망 키운 중국, 미국 제재망 흔든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이란 원유 판매 대금 대부분이 위안화로 결제되며 미국의 제재 효용성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결제망(CIPS) 거래 규모가 두 배로 늘며 러시아·이란의 제재 회피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전 세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 비중이 최근 5년간 세 배로 늘어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통화가 됐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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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유 판매 대금 대부분 위안화 결제

러시아·이란 제재 회피 수단 부상

중국, 달러 대체보다 특정 교역 통로 구축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중국이 위안화 기반 금융망을 키우며 이란과 러시아의 서방 제재 회피 통로를 넓히고 있다. 미국이 달러 중심 금융질서를 활용해 국제 거래를 통제해온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제재 효용성 줄이는 위안화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란과 새 핵 합의를 논의하면서 제재 완화와 약 1000억달러 규모 동결 자산 접근을 협상 카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이 구축한 위안화 기반 금융 구조를 활용해 미국 제재의 충격을 줄여왔고, 이 구조는 워싱턴의 통제 범위 밖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화는 지난 4월 말 미국이 이란을 겨냥한 '경제적 분노' 캠페인을 강화하면서 드러났다. 미국은 수십억달러어치 이란산 원유를 사들였다고 지목한 중국 대형 정유사 헝리석화를 제재했다. 헝리석화는 공급업체가 해당 원유가 이란산이 아니라고 보증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원유 구매 대금을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알렸다. 이는 외부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더 어렵게 만드는 조치다.

미국 달러는 현재 국제 무역금융의 약 80%에 사용된다. 달러 표시 국제 거래 대부분은 미국 은행을 통해 결제되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달러 접근을 끊어 거래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적대국이 위안화로 사업을 처리하면 거래는 미국 주도의 은행 체계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만큼 미국의 제재 집행력은 약해진다.

이란 원유 판매 대금 대부분 위안화로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란 원유 판매 대금 대부분은 위안화로 지급됐다. 이란은 이 돈으로 중국산 자동차 부품, 태양광 패널,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민간용으로 표시됐지만 무기에도 활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물자도 포함된다. 이 거래들은 미국 통제 밖에서 이뤄진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도 분쟁 기간 이란에 위안화나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내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암호화폐 역시 미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결제 수단이다. 미 재무부 관계자들은 이란과 중국 파트너들이 홍콩 등지에 비밀 중개업체와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위안화 무역을 촉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 일부는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결제망인 CIPS를 통해 처리된다. CIPS는 중국이 2015년 도입한 위안화 기반 결제 시스템으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망의 대안으로 설계됐다. 미국이 쉽게 감시하기 어렵다는 점이 핵심이다.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CIPS 거래 규모는 미국·이란 분쟁 이후 증가해 2월 말 이후 3개월간 하루 평균 약 7900억위안, 약 115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은 약 6800억위안, 약 1000억달러였다.

Swift망은 하루 5조달러 이상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정돼 CIPS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CIPS 활동이 빠르게 늘면서 보다 국제적인 국경 간 결제망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자 러시아의 대중 원유 수출과 다른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이 늘었다.

위안화 결제망 거래 규모 2배 늘어

중국 중앙은행과 CIPS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부터 2025년 중반까지 CIPS의 하루 거래 규모는 두 배로 늘었고, 플랫폼에 참여하는 금융기관 수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현재 러시아와 중국 간 교역의 90% 이상이 위안화와 루블화로 결제된다고 말한다. 폴란드 싱크탱크 동방연구센터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 비중은 2%였다.

전 세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 비중도 커지고 있다. Swift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 비중은 최근 5년 동안 세 배로 늘어 4월 6%에 이르렀다. 올해 대부분 기간 위안화는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쓰인 무역금융 통화였고, 유로화를 앞섰다. 중국 중앙은행 자료상 중국의 국경 간 거래 가운데 자국 통화로 표시된 비중도 현재 약 절반에 이른다. 15년 전에는 거의 없던 수준이다.

중국은 2021년 시작한 mBridge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mBridge는 위안화와 다른 통화의 디지털 버전을 활용해 중앙은행 간 결제로 국경 간 지급을 처리하는 플랫폼이다. 돈이 미국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구조다. 국제통화기금(IMF) 출신인 조시 립스키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이런 위안화 기반 시스템이 미국 제재 우회를 쉽게 만들고, 미국 정보기관이 금융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을 흐리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이란의 원유 거래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항상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각국과 평등과 상호 이익의 원칙에 따라 협력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달러 밖에서 작동하는 교역 통로 원해

중국이 전 세계에서 달러를 위안화로 완전히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다. 위안화 사용이 더 극적으로 늘려면 중국은 자본통제를 포기하고 통화를 자유롭게 변동시키는 등 고통스러운 경제 개혁을 해야 한다. 이는 자본 유출과 금융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 중국의 목표는 달러 밖에서 작동하는 특정 교역 통로를 만드는 데 더 가깝다.

전직 미 재무부 관계자들은 이런 움직임이 미국 권위를 약화하고 중국의 동맹을 지원하려는 의도와 관련돼 있다고 본다. 중국은 미국의 일방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과 서방이 이란과 러시아에 가한 경제 공격이 향후 대만 문제로 중국에 가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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