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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변동장' K증시…공포지수 또 최고치·환율 1540원대 마감 [분석+]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한국형 공포지수인 VKOSPI가 96.94로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한 수급 쏠림과 AI 투자 불확실성, AI 거품 붕괴 우려가 증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 원·달러 환율이 1545.2원으로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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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29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고 원·달러 환율은 1545원대로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던 반도체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VKOSPI는 개장부터 전 거래일 대비 5.70% 치솟으며 97.99로 장중 고점을 높였고, 이후 4.56% 오른 96.94에 마감했다. 종가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5일(83.5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거래소가 해당 지수의 공식 발표를 시작한 2009년 4월13일 이후 최고치다. 지수가 공식 발표되기 이전부터 수집된 VKOSPI 데이터를 봐도 종가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9일(89.30) 수준을 넘어섰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미래 변동성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지수가 50~60선에 진입하면 투자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잃고 투매에 나서는 '시스템 리스크의 전조'로, 70~80선은 정부 부양책조차 통하지 않는 '통제 불능의 패닉 국면'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따른 수급 쏠림과 미·이란 전쟁 관련 잡음이 다시 생긴 점이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한국·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전 세계 주도주인 반도체주의 수급 쏠림과 이탈을 반복하며 빈번한 주가 폭등락을 경험했다"며 "애플발 노이즈까지 생성되며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을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도 메모리 가격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이들 종목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자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AI 투자와 관련한 우려는 한층 확산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전날 연례 경제 보고서에서 "AI 거품 붕괴 등이 세계 경제의 주요 위협"이라고 밝혔다. BIS는 AI 업계에서 미국 빅테크 등이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활용하는 '순환 금융' 전략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BIS가 지적한 순환 금융은 반도체 제조사나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AI 개발사의 지분을 인수하면 AI 기업이 다시 반도체와 전산 자원을 몇 년간 구매하기로 계약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BIS는 "AI 관련 수익률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면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를 촉발하고, 장기적인 투자 불황으로 이어져 금융 환경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환율도 국내 증시의 뇌관으로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3.2원 오른 1545.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이다. 전 거래일 10.7원 내린 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직전 거래일 하락분을 모두 반납한 데 이어 더 올랐다.

환율은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 넘게 150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론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가장 높다. 이날 4.5원 오른 1536.5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개장 후 상승 폭을 키웠고, 오후 1시22분께 1545.7원까지 상승했다. 장 마감을 한 시간가량 앞둔 시점부터 오름폭을 조금씩 반납해가는 듯했으나 장 마감 직전 다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날 환율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팔자'가 이어지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외국인은 이날도 7조7000억원어치가량 주식을 팔아치우며 7거래일째 순매도를 계속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 AI가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기술주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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