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압도' 중국의 역습…"골든타임 끝나간다" 초긴장
간단 요약
- 중국 CXMT가 D램과 HBM 개발에 속도를 내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3년 안팎으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 중국 YMTC가 낸드플래시 W2W 하이브리드 본딩, 엑스태킹 관련 특허 119건으로 한국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은 미국 제재가 마련해준 골든타임이 끝나기 전에 한국이 차세대 메모리와 패키징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YMTC 특허, 삼전닉스 압도…中 '포스트 HBM'도 넘본다
'반도체 자립' 속도…기술격차 5년 → 3년 '턱밑 추격'
中 낸드 특허 119건, 韓은 94건
美규제로 첨단장비 수입 막히자
공정 고도화로 HBM 개발 우회
"韓, 대체 불가한 기술 확보해야"

2024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업체는 저가 범용 제품 공급사에 불과했다. 당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 1분기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8%로 치솟았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 속에서도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자족' 드라이브가 성과를 내면서다.
이제 중국은 범용 D램 시장을 넘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아키텍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이 진단한 한·중 간 메모리 기술 격차는 약 3년 안팎이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가 매섭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 리더십을 사수해야만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독주 흔들리는 HBM·D램 전선
중국의 HBM 개발 수준은 한국에 비해 아직 열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 대량 생산 단계를 넘어 HBM4 주도권 싸움에 진입했다. 내년엔 HBM4E 양산에 들어간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대중 제재로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네덜란드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입이 전면 차단되면서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은 우회로를 찾았다. 구형 공정을 고도화하는 멀티 패터닝 기술 등을 총동원하면서 HBM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CXMT는 생산라인의 20%를 HBM 전용으로 전환하고 HBM3와 HBM3E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국 간 HBM 기술 격차는 5년 이상에서 3년 안팎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화웨이 등 자국 AI 칩 개발사가 내수용으로 우선 채택해 실전 경험을 쌓기 시작하면 수율과 안정성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범용 D램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최신 서버와 PC의 주력 제품인 DDR5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가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초호황기에 힘입어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중국산 수요도 커지고 있다.
◇ 일부 차세대 기술에선 CXMT가 우위
낸드플래시에선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0단대 후반에서 300단대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400단 이상의 극초고적층 시대로 향하면서 물리적 한계에 맞닥뜨렸다. '웨이퍼-투-웨이퍼(W2W)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이 필수화됐다. 이 공정은 칩과 칩 사이에 전도성 돌기(범프) 없이 반도체 웨이퍼 두 개를 직접 맞붙여 회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첨단 후공정 기술이다. 이 영역의 특허 장벽을 선점한 곳이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다.
YMTC는 독자 기술인 '엑스태킹'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160단부터 최신 270단 제품까지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핵심 특허만 119건으로 한국 기업(2023년 기준 삼성전자 83건, SK하이닉스 11건)을 압도한다. 낸드 1위인 삼성전자가 차세대 V10(430단대) 이상의 트리플스택 낸드를 개발하기 위해 YMTC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을 정도다.

중국은 미국의 규제 장벽을 넘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본딩 D램'이다. 정보를 저장하는 셀 영역과 제어 역할을 하는 주변부 영역을 각각 다른 웨이퍼에 형성한 뒤 결합하는 기술이다. CXMT는 중국 허페이에 본딩 D램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 없이도 심자외선(DUV) 장비와 멀티 패터닝 공정만으로 초고밀도 D램을 제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B1b' 프로젝트를 통해 본딩 D램을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각에선 CXMT의 본딩 D램이 기술과 속도 측면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트 HBM'으로 불리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D램에서도 중국은 속도전을 펴고 있다. CXMT는 서버용 DDR5 양산 경험을 발판으로 CXL 3.0 시장 개척을 공식화했다. 핵심인 컨트롤러를 확보하기 위해 자국 팹리스인 몽타주테크놀로지 등과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병훈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유지한 건 미국의 강도 높은 대중 반도체 제재 영향이 크다"며 "미국 제재가 마련해준 골든타임이 끝나기 전에 한국 반도체가 차세대 메모리와 패키징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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