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랠리 식었나…美기술주 70% 주가 20% 꺾였다
간단 요약
- S&P500 정보기술(IT) 업종의 약 69%가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AI 관련 반도체주 중심의 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월가에서는 차익 실현과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포지션 공개에 따른 단기적인 '버리 효과'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조정 후 반등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골드만삭스와 애널리스트들은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와 AI발 실적 서프라이즈가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메모리 업종은 구조적 AI 투자 속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전망 엇갈린 월가…"일시적 숨고르기" vs "약세장 진입"
'빅쇼트' 버리 공매도 포지션 공개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 등 여파
"실적만으로 랠리 촉발 어려울 듯"
데이터센터 확대 등 구조적 성장
"단기 변동성 불구 여전히 매력적"

몇 달간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던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최근 부진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S&P500 정보기술(IT) 업종 종목의 약 69%가 최근 52주 장중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이는 시장 분석가 마이크 자카르디가 X(옛 트위터)를 통해 처음 언급한 수치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AI 투자 열기가 일시적인 조정을 받는 것인지, 아니면 더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시적 조정 이후 반등 예상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주의 낙폭이 컸다. 마이크론은 최근 고점 대비 25% 하락했고 브로드컴은 21%, 마벨테크놀로지는 30%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대부분 이번 하락을 2분기 급등 이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차익 실현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윌리엄 커윈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기술 인프라 전반에서 광범위한 차익 실현이 나타나고 있다"며 "반도체 장비주를 중심으로 상당히 큰 폭의 매도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최근 자신의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한 뒤 관련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늘자 월가 일각에선 '버리 효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버리는 지난달 30일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을 통해 마이크론을 비롯해 엔비디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캐터필러, 테슬라,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SOXX) 등에 새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고 밝혔다. 투자 플랫폼 웰스클럽의 수재나 스트리터 최고투자전략가(CIO)는 "버리가 시장 과열을 찾아낸 이력이 있고, 투자 시점이 종종 빨랐다는 점도 알려져 있다"며 "단기적인 '버리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선 최근 몇 분기 동안 기술주들은 실적 발표 직후 일정 기간 조정을 받은 뒤 다음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반등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조정도 기존 흐름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성장 패턴이 바뀌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으로 분류됐지만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낸드플래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장기 성장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AI발 실적잔치 막바지"
일각에서는 메모리 호황이 공급 확대와 함께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도 메모리주 약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9배 증가한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일부 투자자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커윈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은 마이크론과 같은 메모리 업체들이 누려온 가파른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 다소 둔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밋 다리아나니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보다 장기 공급계약을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와 체결한 장기 계약과 계약 가격이 메모리 업황을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다리아나니는 보고서를 통해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업종은 여전히 기술 생태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라며 "투자자들이 다음 실적 발표를 앞두고 메모리 가격의 지속 가능성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속도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그동안 크게 오른 종목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도 AI발 실적 서프라이즈 행진이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 재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포트폴리오 전략·자산배분 리서치총괄은 블룸버그TV에서 "AI발 대규모 실적 서프라이즈는 이제 막바지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만 눈높이가 매우 높아져 있어 랠리를 다시 촉발하기엔 실적만으로 부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김동현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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