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뉴욕본사 태극기로 덮었다…월가 홀린 SK하이닉스 [종목+]
간단 요약
-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ADR을 상장하고 공모가를 149달러, 조달 규모를 265억달러(약 40조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이번 ADR은 한국 본주 대비 프리미엄 프라이싱에 성공했고, 500개 넘는 해외 기관이 공급 물량의 7배를 청약하는 등 글로벌 수요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 증권가는 미국 ADR과 한국 본주 간 프리미엄, 차익거래 여부가 향후 밸류에이션 및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SK하이닉스 ADR 상장 '디데이'
40조 조달…외국기업 美 IPO 최대 규모
기관 수요 '흥행'…TSMC 모델로 재평가 도전

SK하이닉스가 기존 주가에 웃돈을 얹어 발행하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며 글로벌 투자자 공략에 나선다.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 기업 상장에 수요예측 방식 적용 ADR 중 첫 '프리미엄 프라이싱'까지 달성해 세계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이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춤하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도 다시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ADR 공모가 149달러로 결정…40조 조달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는 ADR의 나스닥 공모가가 149달러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공모가는 SK하이닉스의 한국 코스피 주가보다 비싸게 매겨졌다. ADR 물량에 비해 미국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많았다는 의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0.27% 내린 218만원에 장을 마쳤다. 5.03% 급등한 229만6000원으로 출발한 SK하이닉스는 개장 직후 230만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곧 상승분을 반납하고 종일 등락을 반복했다.
ADR은 SK하이닉스가 새로 발행한 한국 주식을 미국 내 예탁기관에 담보로 잡고 미국 증시에서 주식과 동일한 효력으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증서다. 맡겨진 SK하이닉스 한국 주식 1개가 ADR 증권 10개로 발행된다. ADR 거래는 이날 밤 SK하이닉스의 타종(오프닝 벨) 행사와 함께 시작된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265억달러(약 40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위한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2014년 나스닥에 상장하며 조달한 250억달러를 넘어서는 외국 기업의 미국 최대 기업공개(IPO)다. 미국 기업의 IPO 기록을 따져봐도 857억달러를 조달한 스페이스X에 이어 2위다.
시세보다 높은 공모가는 글로벌 투자자가 SK하이닉스의 상승 여력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ADR 상장에 앞선 수요 조사에서 해외 기관투자가의 투자 문의가 빗발쳤다. 500개가 넘는 투자사가 공급 물량의 7배에 달하는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ADR 상장을 주관한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거액의 수수료를 받게 됐다. SK하이닉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ADR 인수 수수료는 3888억원으로 총 공모금액의 0.97%다. 당초 외신에서 추정된 수수료율은 0.5% 수준이었는데 그보다 높게 책정됐다. 스페이스 X는 0.67%, 2014년 알리바바 IPO 때는 약 1.2% 수준의 수수료가 붙었다.

미국 투자자 접근성 확대 기대
SK하이닉스가 이번 ADR에 거는 기대는 크게 두 가지다. 미국 투자자 접근성이 확대되고, 그동안 미국 반도체 기업 대비 낮게 평가받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력에도 미국 반도체 기업보다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았다. 아울러 미국에서 ADR이 국내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경우 차익거래를 통해 국내 본주 수요가 늘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좋은 선례로는 TSMC가 꼽힌다. TSMC의 ADS(미국주식예탁지분, ADR을 쪼갠 유통 단위)는 장기간 대만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프리미엄을 형성해 왔다. 평균 프리미엄은 2010~2019년 3.2%에서 2020~2023년 7.4%로 확대됐고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본격화한 2024년 이후에는 19.1%까지 높아졌다. 올해 들어서도 평균 17.5% 수준을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ADR 상장이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최근 메모리 업황 정점 논란과 빅테크 AI 투자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첫날 ADR 주가보다 미국과 한국 시장 간 가격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형성된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로 이어질지, 아니면 차익거래를 통해 빠르게 해소될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는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본주 관점에서는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한데, SKHY가 미국에서 10~20%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과 한국 본주의 목표 멀티플 상승은 같은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차이가 서울 본주의 상승으로 좁혀질 수도 있고, 미국 접근성에 대한 별도 프리미엄으로 남을 수도 있다"면서 "후자의 경우 미국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기보다 두 시장의 가격 차이를 드러내는 변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경주 기자(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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