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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메이드 인 재팬" 외친 이유가…'파격 계획' 나왔다 [강경주의 테크X]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황 CEO는 엔비디아가 후지쓰·화낙·야스카와전기·가와사키중공업과 손잡고 일본을 AI 로봇·스마트공장 전진기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 일본 정부가 최대 1조 엔을 지원하는 노에트라에 최신 반도체가 탑재된 차세대 시스템을 공급하고, 도요타 우븐시티 교통관제 등에 자사 AI 모델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 황 CEO는 소버린 AI 개발 참여와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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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메이드 인 재팬'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정밀함을 의미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을 세계 최고의 메카트로닉스 국가로 치켜세우며 제조업 기반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을 일본 기업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특히 후지쓰와 화낙, 가와사키중공업 등과 손잡고 일본을 AI 로봇·스마트공장의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도쿄 도라노몬힐즈에서 후지쓰, 화낙,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중공업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피지컬 AI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각 업체에 AI 기술 인프라를, 후지쓰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한다. 후지쓰와 화낙은 제조업 분야에서, 야스카와전기는 유통 분야, 가와사키중공업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각각 피지컬 AI 실용화에 나선다.

각 사는 AI와 로봇 제어 등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해 피지컬 AI 공통 기반 구축도 추진한다. 도키타 다카히토 후지쓰 사장은 "로봇이 사람과 안전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전제로 피지컬 AI 실용화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산업계 전반에 새로운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일본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를 결정한 이유로 일본의 제조업 기술력을 들었다.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제대로 구현하고 피지컬 AI의 완성도를 높일 최적의 장소로 꼽은 것이다. 기술력과 함께 일본의 정밀성, 안전 중시 문화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말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정밀함을 의미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메카트로닉스 기술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를 결합하면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언제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왔다"며 "로보틱스와 AI가 제조업의 새로운 개척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일본의 소버린 AI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소버린 AI를 육성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에 집중된 현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에서다.

그는 이날 도쿄에서 일본 경제산업성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일본 노에트라에 대한 반도체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노에트라는 소프트뱅크그룹과 혼다, 소니그룹, NEC 등 일본 대기업 4개사가 일본산 피지컬 AI 모델 개발을 위해 설립한 회사로, 일본 정부가 5년간 최대 1조 엔(약 9조 원)을 지원한다. NHK방송은 "노에트라가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반도체를 탑재한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또 도요타자동차가 시즈오카현에 조성하고 있는 첨단기술 실증 도시 '우븐시티'의 교통관제 시스템 등에 자사 AI 모델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자사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후지쓰와 화낙 등 10여 개 일본 기업에 공급하고, 히타치제작소와는 자율형 공장 작동 검증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황 CEO의 일본 행보는 지난 15일부터 이어졌다. 그는 이날 오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의 대형 오락실 'GiGo 아키하바라 3호관'을 방문해 일본 게임사 세가(SEGA)와 게이머 대상 행사를 열고 현지 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사토미 하루노리 세가 CEO, 이지마지리 쇼이치로 전 세가 사장, 격투 게임 '버추어 파이터'를 개발한 스즈키 유 등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전 공지되면서 약 50명의 팬이 몰렸다. 행사 예정 시간 30분 전부터 오락실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행사는 현지 사정으로 계획보다 1시간 지연된 오후 6시께부터 시작됐다.

황 CEO는 이날 1990년대 중후반 엔비디아가 경영난을 겪을 당시 세가가 보내준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엔비디아는 약 30년 전 세가 게임기 '드림캐스트'용 그래픽 칩 개발에 실패하며 경영난을 겪었지만, 세가는 엔비디아에 약 500만 달러를 출자하며 회사를 지원했다.

황 CEO는 "이지마지리 전 사장은 내게 비즈니스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줬다"며 "우정과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배웠다. 당시 세가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날 엔비디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엔비디아는 잘못된 기술을 선택했지만, 세가 경영진은 엔비디아가 올바른 사람들을 선택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며 "이지마지리 전 사장, 스즈키씨, 당신들과의 우정은 내게 전부이며 일본과 세가는 내 마음속에 평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황 CEO의 사인이 담긴 미출시 '지포스 RTX 5090'과 RTX 스파크 탑재 PC 등이 경품으로 제공됐다. 황 CEO는 아키하바라 행사 이후에는 도쿄 JR 간다역 인근의 야키톤(돼지고기 꼬치구이) 전문 이자카야를 찾아 현지 거래처 관계자들과 만찬을 했다.

황 CEO는 차량에서 내려 이자카야가 늘어선 골목을 걸어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황 CEO는 직접 잔을 들고 건배도 제안했다. 메뉴는 야키톤과 모츠나베 등이었으며, 참석자들은 재패니즈 위스키를 곁들여 친목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은 오후 9시를 넘어 약 2시간 동안 이어졌다.

황 CEO는 먼저 자리를 뜨는 참석자를 직접 배웅하고, 현장 취재진에게 단팥빵과 음료를 건네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니혼게이자이는 "(반도체 등 산업을) 육성하고 주가를 올리자"는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한 전자 대기업 임원은 "AI로 세상을 바꿔가겠다는 황 CEO의 강한 의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황 CEO는 반도체 등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 업체가 집중된 한국이나 대만에서도 현지 임원과 만찬을 했다"며 "각 지역에서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는 행보가 하나의 관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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