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가두리·대형고래… 가상자산 시세조종 2년 들여다보니
간단 요약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2년 동안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40여건을 조사해 시세조종 위주의 혐의자 25명을 적발하고 평균 부당이득 14억원이라고 밝혔다.
- '경주마', '가두리', '대형고래' 등 방식으로 특정 가상자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다수 종목에서 수억원~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가 적발됐다고 전했다.
- 금융당국이 실시간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과 AI 기반 시장감시 체제를 도입하고, 향후 디지털자산법에 계정·계좌 지급정지와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제도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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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2년
불공정거래 30여건 고발·통보
혐의자 25명, 평균 부당이득 14억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2년 동안 금융당국이 40여건의 불공정거래를 조사해 총 25명의 혐의자를 적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적발 사례 대부분은 짧은 시간에 가상자산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시세조종이었으며, 이들이 시장 교란으로 벌어들인 평균 부당이득은 14억원에 달했다.
19일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 성과를 발표했다. 2024년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시장의 불공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본시장처럼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과 시세조종은 물론 각종 부정거래와 자기발행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한다.
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이 조사를 마친 불공정거래 사건은 40여 건이다. 이 가운데 30여 건은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통보했다. 수사기관에 넘겨진 사건 대부분은 가상자산 가격을 조작하거나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민 시세조종이었다.
대표적인 시세조종 수법으로는 이른바 '경주마'와 '가두리'가 꼽혔다. '경주마'는 가격상승률이 초기화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주문을 넣어 매수세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가두리'는 가상자산 입출고가 일시 차단된 거래소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수법이다.
수사기관과의 긴급조치절차(패스트트랙)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첫 번째 사례는 2024년 10월 나왔다. 금융당국은 API를 이용한 허수 주문 시세조종 사건을 거래소 심리 결과를 전달받은 뒤 2개월 만에 조사해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혐의자 A씨는 하루에도 수십만 건씩 주문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이른바 '대형고래' 투자자의 시세조종 사건도 적발됐다. 지난해 9월 금융위는 당시 수백억원을 동원해 가격을 끌어올린 뒤 보유 물량을 처분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 B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B씨는 특정 가상자산의 글로벌 유통물량 절반 수준까지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짓정보를 유포한 부정거래 사례도 나왔다. 밈코인(유행성 암호화폐) 발행 관계자가 지난해 9월 금융위 의결로 수사기관에 고발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가상자산을 선매수한 뒤 SNS에 허위정보를 유포해 매수세를 유인한 뒤 보유 물량을 처분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적발된 혐의자 25명의 평균 부당이득은 14억원이다. 3년 이상 징역 대상인 부당이득 5억~50억원 사건은 8건, 5년 이상 징역 대상인 50억원 이상 사건은 1건이었다. 다수 종목을 목표로 삼는 초단기 시세조종 특성상 한 사건에서 조작한 평균 종목 수는 8개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가상자산 거래질서 훼손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시간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반 시장감시 체제를 마련했고, 거래소가 빠르게 이상거래를 파악해 금융·수사당국에 통보하는 이상거래 상시감시 체계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불법이익 은닉 방지를 위한 계정·계좌 지급정지 제도와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제도를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법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가 확립되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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