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유시설 셧다운…'디젤 대란' 온다
간단 요약
- 세계 2위 수출국인 러시아의 디젤 수출 전면 금지로 글로벌 디젤 가격이 한 달 새 28.7% 급등했다고 밝혔다.
- 중동전쟁, 우크라 드론 공격, 유럽 폭염과 휴가철 수요가 겹치며 디젤 공급 부족과 '디젤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과 미국은 디젤 수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한국은 석유제품 수출 규제 탓에 경유 수출이 27.9% 줄며 특수를 놓치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국제 경유값 28.7% 급등
우크라 드론 공격에 러, 수출 금지
유럽 폭염·휴가 겹쳐 수요 껑충
中·美 수출 확대…빈자리 공략
한국은 규제 탓에 특수 놓쳐

글로벌 디젤(경유) 가격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세계 2위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대거 가동을 멈추면서다. 중동 정세 불안과 계절적 성수기가 맞물리며 유럽을 중심으로 물량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시장에선 지난 6월 '항공유 대란'에 이어 '디젤 대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공급 차질 우려 현실화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디젤 가격은 지난 17일 배럴당 148.54달러로 한 달 전(115.44달러) 대비 28.7% 상승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지난 4월 배럴당 292.8달러로 치솟았던 디젤 가격은 휴전 협상 기대감에 이달 초 11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잠시 숨을 고르던 가격은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업계는 글로벌 석유 제품 공급망 우려가 시장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원유 수송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정작 이를 정제할 설비가 부족해졌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정제연료 생산량이 중동전쟁 발발 전보다 10% 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디젤 공급망이 직격탄을 맞은 건 러시아의 수출 통제 조치 때문이다. 하루 평균 약 80만 배럴(전 세계 수출량의 12%)을 수출하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최근 두 달간 최소 19곳의 정제설비에 타격을 받았다. 결국 러시아 정부는 자국 내 공급량 확보를 이유로 지난 9일 디젤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시장에선 올해 초 불거진 '제2의 항공유 대란' 같은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시에도 러시아가 항공유 수출을 연말까지 중단하면서 글로벌 물량 확보전이 펼쳐졌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한국산 제품 확보에 뛰어들며 '부르는 게 값'인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펄펄 끓는 수요…韓은 규제에 발목
공급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수요는 늘고 있다. 통상 북반구의 휴가철 차량 이동이 집중되는 7~8월은 디젤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기다. 여기에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전역에 이례적인 폭염까지 덮치며 연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국은 러시아의 빈자리를 꿰차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항공유·디젤·휘발유 수출을 재개했다. 미국 역시 자국 내 중간유분 재고를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까지 대(對) 유럽 수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반면 한국 정유업계는 이러한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속앓이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한국의 경유 수출량은 127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줄었다. 정부가 국내 물량이 해외로 과도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석유제품 수출량을 전년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어서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디젤 공급 문의가 들어와도 수출 제한에 막혀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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