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도 현금이 마른다"…AI 투자 청구서 받은 빅테크
간단 요약
- 알파벳은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59억달러 적자로 전환되고 자본지출 전망을 상향해 주가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 테슬라와 오라클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해 단기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시장에서는 AI 클라우드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투자비와 자본지출이 현금흐름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신중론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알파벳, 2분기 잉여현금흐름 59억달러 적자 전환
클라우드 82% 성장에도 투자 부담에 주가 급락

인공지능(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의 투자 경쟁이 현금흐름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AI 관련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게 불어나면서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NYSE)에서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주당 24.4달러(7.13% 하락한 317.69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락했다. 실적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알파벳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고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AI 인프라와 AI 솔루션 수요가 클라우드 성장을 밀어 올렸다.
문제는 현금흐름이었다.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59억달러 적자 기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로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아진 것이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도 기존보다 높여 1950억~2050억달러로 제시했다.
빅테크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AI는 매출을 만들고 있다. 클라우드 사용량은 늘고 기업 고객의 AI 도입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AI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대규모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 전력 설비가 필요하다. 매출이 늘어도 그보다 빠른 속도로 투자비가 먼저 나가는 구조다.
테슬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자본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142% 급증한 58억달러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11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에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AI 인프라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투자 비용이 단기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라클도 AI 투자 부담을 보여주는 사례다.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에 클라우드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잉여현금흐름은 237억달러 적자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현금 유출을 키운 것이다. 수주 잔고와 클라우드 성장성은 커졌지만 시장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와 함께 '그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써야 하느냐'를 따져보기 시작했다.
과거 빅테크는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를 감당했다. 검색, 소프트웨어, 광고, 전자상거래에서 나오는 현금이 다음 성장동력에 투입됐다. AI 경쟁은 양상이 다르다. 투자의 규모가 훨씬 크고 회수 기간은 길다. 일부 기업은 부채 발행과 주식 발행까지 병행하며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긍정론자들은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 성장의 필수 비용이라고 본다. 지금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돈을 쏟아붓지 않으면 향후 AI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논리다. AI 수요는 클라우드 매출과 기업용 서비스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투자 규모가 수익화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을 우려한다. 자본지출이 커질수록 감가상각비와 운영비도 뒤따른다. AI 매출이 늘어도 투자비와 운영비, 감가상각비를 넘어서지 못하면 주주가 기대하는 현금흐름 개선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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