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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후려치기'에 결국 발목 잡혔다…'슈퍼 을' 메모리 반란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AI 시대 메모리값 폭등공급 부족 속에서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 활용을 추진하자 마이크론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마이크론은 최근 공급 부족이 2023년 침체기 당시 애플 등의 단가 후려치기로 메모리 기업들이 증설을 못 한 탓이라고 반박했다고 밝혔다.
  • 화웨이의 지속적인 단가 인하 요구에 CXMT가 가격 인상과 엔지니어 퇴출로 대응하는 등 AI 시대 메모리의 전략 물자 위상이 완제품 업체와의 힘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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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메모리 원하는 애플에

美 마이크론 대놓고 반발

"공급 부족은 2023년 쥐어 짜기 탓"


화웨이 단가 인하 압력에

열 받은 中 CXMT, 엔지니어 내쫓아

"높아진 AI 메모리 위상 반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글로벌 산업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있는 애플은 부품사 사이에서 '폭군'으로 통한다. 깐깐한 품질 잣대를 들이대는 동시에 온갖 수를 써서 납품 단가를 낮추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화웨이가 '제2의 애플' 얘기를 들었다. 10개 넘는 부품사끼리 경쟁을 붙이고 승자만 챙기는 걸로 유명하다.

이런 혹독한 구매 문화로 이익을 많이 남겼던 애플과 화웨이가 최근 역풍을 맞고 있다. 우군으로 생각했던 자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공급 부족을 겪는 두 기업에 돌아섰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 '전략 물자 기업'으로 위상이 올라간 부품사와 완제품 기업 간의 '힘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심 잃은 애플의 업보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메모리 활용'을 놓고 애플과 마이크론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메모리값 폭등과 공급 부족에 직면한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을 상대로 '미국 외 지역 제품에 중국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로비 중이다.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인플레이션에 고심이 깊은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을 필사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 메모리의 간판이자 협력사인 마이크론이다. 산제이 메호르트라 마이크론 CEO는 최근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중국이 미국 조선·철강업을 파괴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론의 강경 대응엔 혹독하기로 유명한 애플의 '부품사 쥐어짜기'에 대한 반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지난달 애플이 제품 가격을 20% 올리며 이유로 '메모리 품귀와 공급사 폭리'를 들었을 때 마이크론은 격한 반응을 내놨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한 인터뷰에서 "최근 공급 부족은 2023년 침체기 때 일부 고객사(애플)가 단가를 형편없는 가격에 후려쳤기 때문"이라며 "수익성이 악화한 메모리 기업이 증설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화웨이 측 엔지니어 쫓아낸 CXMT

완제품과 메모리 기업 간 갈등은 중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D램 간판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게 계기가 됐다. 그간 지속된 화웨이의 단가 후려치기에 감정이 상해있던 CXMT는 "가격을 올릴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CXMT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CXMT가 지난달 화웨이 측 장비개발사인 사이캐리어 인력을 자사 공장에서 내보낸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로이터는 "사이캐리어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공장에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딜레마

불과 3~4년 전만 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AI 시대 메모리의 위상이 '전략 물자'로 올라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AI 서버용 D램이 AI 에이전트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부품으로 대접 받는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애플이 필요한 스마트폰용 D램은 고부가가치 서버 D램에 밀려 '후순위 제품'이 된 지 오래다.

'자국 산업 우선주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과 중국 정부는 집안싸움에 난처해진 상황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기업의 갈등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됐다"며 "소비자 가격 인하와 국내 반도체 제조업 육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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