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비중 확대가 족쇄 됐나…'폭락장 소방수' 국민연금이 안 보인다
간단 요약
- 국민연금의 '저가매수 고가매도' 원칙이 흔들리며 코스피 급락기에도 대규모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과 SAA·TAA 허용범위를 확대한 이후 주가 급락 국면에서 손실 완충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다.
-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자산 비중을 감안할 때 코스피가 3000대 후반까지 떨어져야 본격적인 리밸런싱 매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저가매수 고가매도' 작동 안해
"4천피 깨져야 행동 나설 수도"

국민연금공단의 '저가매수 고가매도'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고점에서 주식 비중을 충분히 줄이지 못한 탓에 코스피지수가 급락기에 대규모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5.98% 급락한 29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3381억원 어치다. 전날에도 전거래일 대비 10.84% 떨어졌지만 연기금 순매수는 1165억원에 그쳤다. 지수 낙폭과 국민연금의 '실탄' 규모를 고려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이는 동시에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두 배 확대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 ±2%포인트까지 더하면 국내주식 보유 가능 비중이 19.9%에서 28.8%로 높아졌다.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규칙 변경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5~6월 주가가 높을 때 국내주식을 충분히 팔지 못해 손실을 완충할 기회를 놓쳤다. 현재 국내주식 비중도 확대된 허용범위 안에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현재 자산 비중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3000대 후반까지 떨어져야 본격적인 리밸런싱 매수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2021년에도 증시 상승으로 국내주식 매도 물량이 늘어나자 개인투자자 반발과 시장 충격을 이유로 SAA 허용범위를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확대했다. 이듬해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마이너스(-) 22.75%, 전체 기금 수익률은 -8.28%를 나타냈다.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맞춰 장기 자산배분 원칙을 인위적으로 손질했다가 손실과 운용 제약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도 손을 놓은 모습이다. 대책회의를 열거나 대응 조치를 내놓는 등의 움직임이 없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해 시장 상황에 맞춰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처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