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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30% 급등…공매도 세력 '4조' 증발시킨 이 회사 [허진의 테크토닉]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주가가 하루 만에 30% 가까이 급등하며 공매도 세력의 평가이익 약 30억달러가 증발했다고 전했다.
  • 팔란티어는 2분기 매출 19억4000만달러, 미국 상업 부문 매출 149% 성장, 총계약가치(TCV) 153% 증가, 순유지율(NRR) 1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팔란티어는 AIP 부트캠프, 온톨로지(Ontology), 현장배치엔지니어(FDE) 전략을 앞세워 계약 사이클을 단축하고 고객사 내 지위를 강화하며 룰 오브 40 지표 1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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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감 있게 읽히는 쉬운 테크⑤


저물고 있다던 팔란티어의 반등

모두가 외면하던 '뚝심전략' 성공

사진=팔란티어 로고
사진=팔란티어 로고

지난 4일(현지시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주가가 하루 만에 30% 가까이 뛰었습니다. 얼마나 큰 폭이었냐면, 이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이 급등으로 하루 만에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해뒀던 공매도 세력의 평가이익 약 30억달러가 그대로 증발했습니다. 이유는 2분기 실적이었습니다. 매출은 19억 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3% 늘었습니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들을 뜯어보면, 단순히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의 트렌드가 확실히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멀리 보면 지난 20년 동안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따르던 성장 공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유독 흥분한 대목은 매출 총액이 아니라 그 안의 구성입니다. 팔란티어의 미국 상업 부문(정부가 아닌 일반 기업 대상 사업) 매출이 1년 전보다 149% 늘었습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숫자는 총계약가치(TCV)입니다. 이번 분기에 새로 따낸 계약들의 전체 가치를 더한 값인데, 이게 21억 3200만달러로 153% 뛰었습니다. TCV가 왜 중요하냐면, 지금 당장의 매출이 아니라 앞으로 몇 년치 매출이 이미 계약서에 도장 찍혀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고객이 재계약할 때 얼마나 더 많이 쓰는지를 보여주는 순유지율(NRR)도 157%까지 올랐습니다. 쉽게 말해 100원 쓰던 고객이 올해는 157원을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안서 오갈 시간에 직접 만든다

그럼 팔란티어는 이걸 어떻게 해낸 걸까요. 핵심에는 'AIP(인공지능플랫폼) 부트캠프'라는 독특한 영업 방식이 있습니다. 보통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팔 때는 제안서 주고받고, 데모 영상 보여주고, 계약서 검토만 몇 달씩 걸립니다. 팔란티어는 이 과정을 통째로 생략해버렸습니다. 고객사 담당자를 불러다가 5일 동안 고객사 데이터를 가지고 실제 작동하는 AI 시스템을 그 자리에서 함께 만들어버리는 겁니다. 이 부트캠프가 지금까지 1300번 넘게 열렸고 참가 기업 중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12개월에서 18개월씩 걸리던 계약 사이클을 1주일 안팎으로 줄여버린 셈입니다. 백 마디 설명보다 "일단 해보니 진짜 되네요"를 보여주는 전략이 경쟁력이 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빨리 계약을 따내도, 고객사가 자기 데이터를 AI에 믿고 맡기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팔란티어의 '온톨로지(Ontology)' 기술입니다. 회사 안에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데이터, 예를 들어 매출 장부, 인사 기록, 재고 현황 같은 것들을 AI가 알아볼 수 있는 하나의 정리된 지도로 만들어주는 작업입니다. 요즘 미국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자기 회사의 민감한 데이터를 통째로 외부 거대 AI 모델에 넘겼다가, 그 데이터가 나중에 경쟁사도 쓸 수 있는 학습 재료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20년 전부터 준비해온 이 온톨로지 덕분에, 기업이 자기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도 AI를 쓸 수 있게 해줍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발표 때마다 강조하는 '소버린 AI(AI 주권)'이라는 말도 결국 이 얘기입니다. "이 온톨로지 없이는 원하는 만큼 안전한 AI를 쓸 수 없다"는 팔란티어의 논리가 시장에서 통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최전방 비밀병기

그럼 이 모든 걸 실제로 만들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현장배치엔지니어(FDE·Forward Deployed Engineer)입니다. 말 그대로 고객사(현장) 안에 들어가서 함께 일하는 엔지니어입니다.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택배처럼 보내주는 게 아니라, 아예 그 집에 들어가 살면서 그 집 사정에 맞춰 필요한 걸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실 소프트웨어 업계는 이 방식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사람 한 명이 고객사 한 곳에 붙어 있어야 하니, 고객을 열 곳 늘리려면 엔지니어도 열 명 더 뽑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들 "한 번 만들어서 누구나 알아서 설치해 쓰게 하자"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방식을 정답으로 여겼습니다.

국내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FDE가 시스템통합기업(SI)에서 고객사에 파견하는 현장 엔지니어와 다를 바 없지 않냐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팔란티어는 FDE에 드는 인건비를 '고객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CAC)'으로 계산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 찍기도 전부터 엔지니어를 투입해서 결과물부터 만들어내니, 일단 자리를 잡으면 고객사 업무 흐름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좀처럼 발을 빼기 힘든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성장률과 수익성을 더해서 보는 '룰 오브 40(Rule of 40)'이라는 지표가 있는데, 보통 이 값이 40만 넘어도 훌륭한 회사로 평가받습니다. 팔란티어는 이번에 155를 기록했습니다.

팔란티어 따라 FDE 늘리는 빅테크

빅테크들도 FDE 확대에 진심입니다. 오픈AI는 40억달러를 투입해 아예 별도 회사를 세워 자사 AI를 다른 기업에 심어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구글클라우드 CEO는 직접 링크드인에 채용 글을 올리며 관련 자리 59개를 한꺼번에 열었습니다. 앤트로픽은 블랙스톤·골드만삭스와 손잡고 15억달러 규모 합작회사를 만들어 금융권 고객사에 자사 엔지니어를 심고 있습니다. 서비스나우와 액센츄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엔지니어를 고객사에 함께 투입하는 프로그램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기업용 AI
#공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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