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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에 악재?…"애플, 中 CXMT 칩 테스트 후 공급 초읽기"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애플이 CXMT 메모리 칩을 아이폰·맥북 등에 시험 적용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CXMT가 HBM3에 웨이퍼의 20%를 투입하고 HBM3E 양산을 목표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주도력 약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 CXMT가 커촹판 상장 첫날 460% 급등하고 대규모 공모자금 조달에 성공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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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칩 가격 협상력 약화 가능성"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칩을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맥북 등 주요 제품군에 시험 적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모리 공급난과 가격 인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가격 결정력뿐 아니라 주가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CXMT 반도체 도입을 위해 백악관의 사전 승인을 모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규정으로 미국 기업은 CXMT와 사양 협의 등 기술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금지된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에 맞춰 제작하는 주문형 반도체가 아니라 CXMT가 이미 생산 중인 범용 반도체를 구매해 가격을 협상하는 방식으로 법적 제재의 틈새를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전략은 미 의회의 최후통첩 시한을 열흘여 앞두고 알려지면서 파장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짐 뱅크스 공화당 의원, 척 슈머 민주당 의원 등 미국 상원 여야 의원 6명은 지난 7월29일 애플에 보낸 서한에서 "8월21일까지 CXMT와 양쯔메모리 반도체를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밝혔다. 미 정치권은 중국 시장용 제품에만 중국산 반도체를 도입하더라도 안보상 위험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CXMT는 미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지원 기업으로 분류한 '1260H 리스트'에 등재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치권의 우려를 샀다. 이 리스트에 오르면 당장은 법적 제재가 가해지지 않더라도 향후 미군과의 계약이 제한되고 투자자들에게도 경고 신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고강도 무역 제재의 전 단계로 여겨진다.

애플이 중국산 반도체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앞서 애플은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100~300달러 인상한 데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한해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등 원가 부담 완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미 정부와 의회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CXMT의 시장 입지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HP, 에이서 등 글로벌 주요 PC 제조사가 이미 미국 외 지역 판매용 노트북과 PC 제품에 CXMT의 D램 반도체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CXMT는 현재 15~17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급 공정에서 DDR5와 LPDDR5X 메모리를 대량 생산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실 수준의 시제품이 아니라 공장에서 일정한 품질로 지속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15~17㎚ 공정은 최첨단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메모리산업에서는 충분히 상용 경쟁이 가능한 공정 구간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CXMT는 초당 8000Mbps 속도의 DDR5, 초당 1만667Mbps 속도의 LPDDR5X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이는 최신 서버, AI 가속기, 고성능 모바일 기기에서 요구하는 기본 성능 사양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국내 투자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CXM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HBM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시선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올해 D램 생산을 위한 웨이퍼의 20%를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조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3 이전 세대까지만 해도 한국 기업과 CXMT의 기술 격차는 4년 정도로 평가됐지만 HBM3부터 3년 이내로 좁혀진 것으로 현장에선 본다.

상하이에 건설 중인 패키징 시설은 HBM 양산을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CXM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웨이 등 중국 내 AI 칩 설계 기업을 대상으로 HBM3 샘플을 공급했다고 밝히며, 2027년까지 HBM3E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초기 수율과 신뢰성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높지만 과거 DDR4가 그랬듯 시도 자체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CXMT의 급부상은 국내 메모리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충격으로 작용했다. CXMT가 지난달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상하이거래소의 과창판(커촹판) 상장 첫날부터 460% 오르면서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서자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가 발동되기도 했다.

CXMT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가 8.66위안에 신주 66억8800만 주를 발행해 579억위안(약 12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초과 배정 옵션을 포함하면 신주 발행 규모는 최대 76억9000만 주, 공모 규모는 666억1000만위안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CXMT의 메모리 반도체를 조달할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며 "CXMT의 공급이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누려온 가격 협상력과 시장 주도력이 점차 약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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