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팔고 갈아탔다"…투자자들 뭉칫돈 몰린 곳이
간단 요약
- 유럽 스톡스600 지수, 유럽 국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며 미국 자산에서 유럽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 유럽 AI 도입 기업 주가가 14% 상승해 미국 하이퍼스케일 기술 기업의 4%를 상회하며, 일부 투자자들이 유럽 주식과 채권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다만 인플레이션, 재정 악화,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유럽 자산 강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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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유럽의 주식과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의 광범위한 스톡스600 지수는 올해 들어 12% 상승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의 주요 국채도 사상 최고치를 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국채는 미국 국채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유로는 달러 대비 두 달 만에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이는 유럽 기업과 경제가 4년 만에 최고의 실적 발표 시즌과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금리 인상 압박이 올 정도는 아닌 적당한 경제 성장세 덕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좀더 예측 가능성이 있는 일부 유럽채권펀드는 미국보다 매력적 투자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소피 후인은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고, 동시에 성장세는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MSCI 유럽 구성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이 17% 급증해 2022년 말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광업 및 산업재와 같이 경기 성장에 민감한 업종들이 증가세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블랙록의 국제 주식 투자 최고책임자인 헬렌 주얼은 "아시아나 미국에서 일부 기업에 집중된 투자보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유럽의 폭넓은 노출 또한 위험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AI 구현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의 주식에 주로 투자하던 시장 참여자들이 이제 AI 기술 도입으로 이익을 얻을 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럽AI 도입 기업들의 주가는 올들어 현재까지 14% 상승했다. 이는 미국 하이퍼스케일 기술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 4%를 웃돈다.
채권 투자자들은 유럽의 성장 전망이 다른 주요 경제국보다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유럽 국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0.8%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2.2%와 2.1% 증가 전망치에 못 미치는 수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내년 중반까지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에서 재정 및 정책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지면서 유로존 국채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금리 전략가인 에릭 리엠은 "유럽 국채는 여전히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며, "ECB는 이미 이란 사태에 대응했고,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가 더 쉬운 반면, 연준은 소통 방식이 달라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채 30년 만기 수익률은 독일 국채 수익률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과 독일 국채 수익률의 격차도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신뢰성과 장기적 재정 정책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심리의 변화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 흐름에 반영되고 있다. 일본의 최신 국제수지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달 프랑스 국채를 매입하고 미국 국채와 호주 국채는 매도했다.
유럽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세는 유로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로화는 지난 7일 7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현재 1.15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MUFG은행은 "이는 달러화 약세도 반영하지만, 각국 외환보유고 관리자들이 통화 보유를 다변화하면서 유로화가 내년 중반까지 1.2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유럽에 대한 낙관론이 지속될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유가는 7월 최저치보다 거의 23% 높은 수준이며,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방하는 합의는 여전히 요원하다.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재고 감소와 세계 식량 가격 상승은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말버러 투자운용의 자산운용사 제임스 애시는 "채권 시장이 ECB의 금리 인상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재정 악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BC 홀딩스의 멀티에셋 전략가인 던컨 톰스는 "유럽 자산의 방향성은 AI관련투자로 자금이 다시 몰려갈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등 AI랠리가 재가동되면 결국 유럽의 강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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