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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폭락장' 공포에 떨던 개미들…뜻밖의 전망 나왔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전문가들은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 급등으로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일제히 급락하며 코스피가 6400선으로 밀렸다고 밝혔다.
  • 증권가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아직 연 5%를 밑도는 점과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 하락으로 이번 충격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 선행 PER 5.6배와 기업 기초체력을 근거로 7월 같은 폭락장 재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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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發 '트리플 약세장' 재연되나…"7월 같은 폭락장 없다"

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그동안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주식시장의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투자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빅테크와 반도체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 그리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자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진원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 금리가 급등하면서 각국 증시는 하락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5.80% 떨어진 6471.1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6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7.82%) SK하이닉스(-9.75%) SK스퀘어(-11.54%) 같은 반도체 대형주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대부분 종목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날 지수가 급락하면서 18일 '7천피'를 터치한 코스피지수는 다시 6400으로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1.17% 내린 824.46에 마감했다.

증시 하락에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간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연 5.33%로 올랐다. 이에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98% 급락하는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김기백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장기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과 자본 지출 우려가 부각돼 기술주가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4.1원 내린 1397.7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온 것은 10개월여 만이다.

칠천피 문턱서 와르르…국내 증시 향방은

美 재정 악화가 근본 원인…韓증시엔 美 10년물이 더 영향

역사적으로 미국 중·장기 국채 금리 중 한국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 '10년물'이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한 2023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내 주식, 채권, 원화 가치가 일제히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2600선에서 2200선으로 밀렸다.

하지만 19일 코스피지수가 6% 가까이 급락한 배경에는 이례적으로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꼽힌다. 통상 30년 만기는 10년 만기에 비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업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인 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를 키우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금리 쇼크에 엔비디아도 하락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80% 내린 6471.17에 마감했다. 삼성전자(-7.82%), SK하이닉스(-9.75%) 등 대장주가 급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SK스퀘어(-11.54%), 삼성전기(-3.68%), 현대차(-4.8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핵심 원인은 주요국 국채 금리의 연쇄 상승이다. 간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3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막판에 소폭 내리며 연 5.285%에 마감했지만 올초 연 4.8%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미국발(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다른 국가로도 퍼졌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2.34%), 마이크론테크놀로지(-7.02%)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아시아 시장 개장 직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지사가 AI 데이터센터 건설 시 환경 및 지역사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장기 국채 금리 급등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한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유가 상승이다.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간밤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이틀 연속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장기채 매도세가 강해졌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재정 악화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최근 40조달러(약 5경5920조원)에 달하면서 시장에서 장기채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조정받은 코스피, 영향 제한적"

또 다른 핵심 원인은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플랫폼,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는 올 상반기에만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1590억달러(약 222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작년 한 해 발행 규모를 이미 제쳤다.

미국 국채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연 6~7%대)의 우량 회사채로 옮겨가자 시장에선 더 높은 국채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일본이 자국 장기채 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 국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 추가 상승으로 2022년 리즈 트러스 당시 영국 총리발 금리 발작과 같은 쇼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국내 증시는 어떨까. 증권가에선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분명한 부담이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연 4.706%·18일 기준)가 아직 연 5%를 밑돈다는 점이 근거다. 7월 조정장을 거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미국 30년 만기 금리가 연 5%를 웃돌았을 당시 코스피 선행 PER이 7배 초중반이었지만 현재는 5.6배에 불과하다"며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증시에 하방 경직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강진규/이선아/박주연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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