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원·달러 환율이 10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하락하며 당분간 원화 강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미국 금리 인상 기대 약화,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 달러인덱스 하락이 복합적으로 달러 약세와 환율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 수출업체의 달러 네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완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가 추가 하방 압력 요인이라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美 금리인상 기대 약화
다음달 '동결' 67% 반영
미국 장기채 바이백 확대로 시장 긍정 신호
수출업체, 결제·주주환원 등 달러 매도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10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하락하면서 향후 원화 강세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장기화 국면에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 약화와 수출 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등 수급적 요인이 달러 약세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20일 오전 8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9.0원에서 등락 중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직전일 대비 14.1원 떨어진 1397.7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29일(1398.7원) 이후 10개월 반 만이다.
전날 장중에는 1389.1원까지 내렸고 야간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1385.4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달러화 약세 움직임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기인한다. 전날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선을 기록하며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67.2%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치가 63.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결 가능성이 더 올라갔다.
미국 재무부가 9~11월 만기가 10~30년인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국 재무부가 장기금리 급등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장기물 금리가 하락했고,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차 축소로 유로·파운드 등 주요 통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수출 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원화 조달을 위한 네고 물량을 출회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고, 실제 전날에도 대규모 네고 물량이 환율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은 통상 월말에 달러를 매도해 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수시로 보유 달러를 내다 팔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는 데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주환원 수요가 있어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매수와 매도가 엇갈리고 있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강도가 완화된 점이 상반기와 달라진 달러 수급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정책으로 이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수요도 대기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현금 창출력이 높아진 가운데 대규모 주주환원에 필요한 원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달러를 환전할 경우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두 회사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보유 중인 외화를 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후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말 법인세 중간예납과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투자 재원 마련도 기업의 환전 물량 확대 요인으로 지목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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