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가격 인상…삼전닉스 협상력 커진다
간단 요약
- 엔비디아가 AI 칩 가격을 내년 초 출하분부터 최소 15% 인상하겠다고 통보해 메모리값 급등을 제품 가격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2분기 전분기 대비 53~58% 오르고 3분기에도 추가 상승 전망이 나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3사의 가격 협상력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 등의 가격 인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급증이 AI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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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플레이션에 항복…엔비디아 AI서버값 15% 인상
메모리 품귀…내년 출시분부터

엔비디아가 최근 주요 고객사에 인공지능(AI) 칩 가격을 15% 이상 인상할 계획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자 세계 1위 AI 칩 개발사인 엔비디아가 제품 가격을 조정한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가 AI 칩 가격을 내년 초 출하분부터 최소 15% 인상한다고 고객사에 통보했으며,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루빈과 그레이스블랙웰이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메모리값 급등이 있다. AI 칩에는 대용량 고성능 메모리가 들어가는데, 최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애플과 퀄컴은 각각 지난 6월과 7월 같은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막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부담이 커져 관련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분기 서버용 D램 값 58% 뛰어…메모리 3사, 공급량 늘리기 한계
내년 HBM·램 물량 조기 매진…AI센터 건설 제동땐 '급랭' 우려
애플과 퀄컴에 이어 엔비디아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업체의 수익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가격 인상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경우 반도체업계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엔비디아 발목 잡은 '메모리'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제품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메모리 공급난이 있다.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제품은 AI 가속기다. 데이터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반도체 패키지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 및 처리하기 위한 필수 부품으로 통한다. AI 가속기가 제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D램을 여러겹 쌓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도록 만든 고성능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HBM과 D램 공급난이 가속화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은 올해 2분기 전분기 대비 53~58% 올랐다. 3분기에도 13~18%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공급량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최대한 빠르게 공급을 늘리기 위해 생산시설 확대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한동안 공급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과 퀄컴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고 업계 인사들은 설명한다. 엔비디아는 매출에서 제품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률이 75%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이런 엔비디아마저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것은 메모리 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메모리 공급량이 AI 칩의 생산량과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됐다는 의미다.
'슈퍼 乙' 입지 굳힌 삼전닉스
당분간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AI칩 개발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엔비디아 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HBM과 D램을 대량으로 확보해야 한다.
HBM은 기술 난도가 높고 고객사 품질 검증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규 업체 진입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장을 적극적으로 증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P5 팹1과 팹2(옛 P6)를 동시에 구축하는 한편 올해 말 경기 용인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 6곳을 짓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도 경기 용인과 충북 청주에 신규 팹을 증설하고 있다.
다만 AI 생태계의 비용 부담이 본격화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업체 디인포메이션은 일부 서버 업체의 경우 AI칩 가격이 17% 가량 오를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 경우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은 최소 50억달러(약 7조원)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AI 투자 열풍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끌어냈지만, 다시 AI 투자 비용 확대로 이어져 AI 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원종환/이혜인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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