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7조 제고' 전망에도…카카오 노조는 "인적분할 반대"
간단 요약
- 카카오는 인적분할을 통해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고 기존 주주는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게 된다고 밝혔다.
- 카카오는 인적분할로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 현재 시가총액보다 약 17조4000억원 높게 책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노조는 카카오X가 수익률·기업가치 중심으로 투자 축소·비용절감·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고용불안과 근로조건 후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카카오 노조, 회사 인적분할 '반기'

인공지능(AI) 투자 속도를 올리기 위해 발표한 카카오의 인적분할을 둘러싼 내분이 불거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회사 인적분할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가 지배구조를 둘로 나누더라도 경영실패와 고용·노동조건에 대한 책임을 나눌 수 없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공동교섭을 요구하면서 인적분할이 고용불안·근로조건 후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6일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 공동체 공동교섭 선포식을 진행했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 구성원들이 공동요구안을 제시하고 공동체 차원의 교섭을 요구하는 '공동교섭'을 선포하면서 회사 인적분할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 것이다.
이번 집회는 카카오가 지난 21일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리는 노조 측 대규모 집단 행동이다. 카카오지회는 앞서 "새로운 지배구조만으로 카카오가 달라질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며 "지난 몇 년간 반복된 경영진 인사와 의사결정 실패, 노동시간 초과와 직장 내 괴롭힘, 비리와 특혜 논란에 대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먼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카카오가 분할 이유로 꼽은 기업가치 제고, 의사결정·자본배분 효율화를 주목했다. 기업가치 훼손 원인이 복잡한 사업구조에만 있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복된 경영실패와 책임지지 않는 의사결정 구조에 관한 평가 없이 법인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쇄신이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는 카카오X가 주요 계열사를 수익률·기업가치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바라볼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경우 투자 축소, 사업조정, 비용절감, 구조조정 부담이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와 케이큐브홀딩스 등 기존 지배구조가 분할 이후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한 설명도 요구했다.
고용 문제도 쟁점으로 꼽았다. 카카오지회는 "고용승계는 시작일 뿐"이라며 분할 뒤 구조조정, 매각, 합병, 분사, 사업이관 등이 발생할 경우 고용·근로조건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할 발표 과정에서 대다수 구성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노조와 사전 협의도 없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카카오지회는 공동교섭에서 책임경영, 고용안정, 공정한 성과배분, 조직개편·매각·분사 시 사전협의, 공동체 내 전환배치, 공동체 차원의 고용·복지 안전망 등을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각 법인에서 임금·보상, 고용안정, 매각·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하지만 주요 투자·사업재편, 인사·자본배분은 공동체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실제 의사결정권자와 논의할 교섭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광고·커머스·AI 사업 등을 맡고 카카오X는 금융·모빌리티·콘텐츠 등 주요 계열사 출자와 투자, 지분 매각, 인수·합병, 자본배분을 담당하는 구조다. 분할비율은 지난 6월 말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48537, 카카오X 0.6351463으로 정해졌다. 기존 주주는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다.
카카오는 인적분할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카카오 각 사업 ·계열사 지분을 따로 평가해 더한 금액은 평균 34조2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16조8000억원)보다 17조4000억원 높다. 카카오AI·카카오X가 각각 평가받을 경우 이 차이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카카오지회는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 이전까지 인적분할이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의 고용·근로조건에 미칠 영향을 공개하고 협의에 나설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카카오의 분할안은 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효력이 발생한다. 카카오AI는 내년 1월27일 재상장되고 카카오X는 같은 날 변경상장될 예정이다. 카카오지회는 "회사가 공동체 차원에서 결정한다면 노동자들도 공동체 차원에서 교섭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