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원유 100년 통제…트럼프 "650억배럴 확보"
간단 요약
-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에 투자해 NABEP 지분 35%와 원유 생산량 20% 원가 우선 구매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NABEP가 650억 배럴이 매장된 17개 유전에 대해 100년간 개발권을 갖고 미국이 합작 사업 생산량의 55%를 사실상 보장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전문가들은 노후 시설과 제재, 베네수엘라 헌법 충돌로 인해 단기 국제 유가와 미국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펜타곤이 직접 투자 나서…高유가 잡기 승부수
美 정부, 운영사 지분 35% 확보
생산량의 20% 원가로 우선 구매
"휘발유값 하락엔 영향 적을 듯"
마두로 때 투자한 中, 손실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개발에 미국 정부가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개발 대상 유전의 잠재 매장량은 650억 배럴로 베네수엘라 전체 매장량의 22%에 이른다. 다만 인프라 건설 등에 소요되는 기간 때문에 당장 국제 유가 안정에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정가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석유 투자자 된 美 전쟁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협정을 맺었다"며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650억 배럴이 넘는 확정 석유 매장량에 미국이 과반의 지배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번 합의로 2000억달러 이상 세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 민간 기업 노스아메리칸블루에너지파트너스(NABEP) 지분 35%를 확보하고 원유 생산량의 20%를 원가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미국 전쟁부(국방부) 전략자본국(OSC)이 해당 기업의 비의결권 지분 35%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NABEP는 원유 650억 배럴(추정치)이 매장된 17개 유전에 대해 100년간 개발권을 갖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무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합작 사업 생산량의 55%를 사실상 보장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OSC는 정해진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로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미국 국가 안보에 중요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OSC는 통상 대출과 보증을 제공해왔다.
이번 계획은 전쟁부 역할을 석유 개발 투자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비드 로치 OSC 국장을 포함한 전쟁부와 국무부 고위급 대표단은 지난 7월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계약 조건을 조율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원유를 '국가 안보 공급망'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여기기 때문이란 의견이 나온다. AP통신은 "미국 전략비축유가 3억 배럴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중질유를 확보하는 것을 군사·에너지 안보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 中의 베네수엘라 영향력 타격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와 관련해 미국 '유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미국 석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석유 공급을 대폭 확대하며 향후 모든 미국인의 휘발유 가격을 실질적으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은 노후한 시설과 미국의 오랜 제재로 과거 하루 약 300만 배럴에서 108만 배럴(작년 기준)로 감소했다. NYT는 "신규 생산량이 시장에 의미 있는 규모로 공급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 국제 유가와 미국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법적 절차도 걸림돌로 남았다. WSJ는 "이번 협정의 실질적 내용은 석유 매장량이 베네수엘라공화국에 속하며 매각될 수 없다고 규정한 1999년 베네수엘라 헌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했다.
이번 합의는 중남미에서 중국 영향력을 밀어내려는 트럼프 행정부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뒤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공급과 자국 기업의 현지 투자를 확대했다. 이 여파로 중국으로 가는 베네수엘라 원유 물량은 하루 47만 배럴에서 4만8000배럴(2월 기준)로 줄었다.
중국의 베네수엘라 유전 투자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두로 대통령 집권 시절 베네수엘라의 각종 원유를 담보로 제공한 중국 차관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외신들은 "이번 협정으로 중국 재산권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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