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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독립' 외치는 리벨리온에…엔비디아는 M&A 손 내밀었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와 기술 제휴, 투자, 인수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리벨리온은 정부로부터 국민성장펀드 2500억원 투자와 아람코 등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소버린 AI, K-NPU 육성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 업계에서는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와 협력할 경우 미국 데이터센터, 하이퍼스케일러 진출 기회가 커지지만, 국민성장펀드 투자로 인해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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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실리 딜레마 빠진 K-AI


두 회사 CEO 미국에서 만나

인수 포함 기술제휴·투자 논의


추론칩 시장 발 넓히는 빅테크

국내 기업은 성장위해 협력 고심


이미 정책자금 2500억원 받아

업계선 "인수 가능성 낮아" 관측

사진=리벨리온 로고
사진=리벨리온 로고

국내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업이 엔비디아의 거대한 생태계라는 실리와 '소버린 인공지능(AI)'이라는 명분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정부의 국산 AI 반도체 육성 정책까지 등에 업었지만, 엔비디아가 투자·인수 등을 통해 추론 칩 시장 영역을 더욱 확대하면서 협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독자 노선을 지킬지, 엔비디아와 손잡고 빠르게 몸집을 키울지에 따라 'K-NPU' 성장 모델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정부의 국산 AI 반도체 육성 방향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대항마에서 협력관계로 바뀌나

7일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여부와 방안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기술 제휴와 투자, 나아가 인수까지 포함한 초기 단계의 논의라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AI 업계에는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리벨리온이 국내 AI 반도체 독립의 상징처럼 여겨진 업체여서다. 리벨리온이 생산하는 NPU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전력 효율과 가성비를 높인 대체재로 주목 받았다. 정부 또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로 K-NPU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 자금 2500억원을 리벨리온에 투자했다.

리벨리온 또한 그동안 엔비디아의 대항마를 자처해왔다. 엔비디아를 넘어서는 건 불가능하지만 추론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GPU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 생태계 종속을 꺼리는 유럽과 중동의 소버린 AI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게 리벨리온의 주요 전략 중 하나였다. 실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리벨리온 또한 리야드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엔 영국 정부의 소버린 AI 펀드 1호 투자기업인 칼로섬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비(非)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리벨리온과 함께 국내 NPU 대표 기업인 퓨리오사AI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자사 추론 가속기 RNGD와 LG의 엑사원 모델을 결합해 순수 한국 기술로 만든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를 공개했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글로벌 빅테크 메타의 1조1000억원(8억달러) 규모 인수 제안을 공식 거절하기도 했다.

◇ 추론 칩 영역 넓히는 엔비디아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와 협력을 고민하는 것은 성장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NPU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리벨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아직 300억원대에 불과하다. AI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거나 협력하면 최대 시장인 미국 데이터센터 진출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 하이퍼스케일러 고객망을 갖고 있는 엔비디아 플랫폼에 리벨리온 칩이나 기술이 실제 적용되는 수준의 협력까지 이어질 경우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크기의 시장을 갖게될 수 있다. 실제 엔비디아는 추론 칩 스타트업인 그록을 지난해 말 사실상 '우회 인수'하고 이달 24일 그록3 추론 전용칩을 베라루빈 플랫폼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소버린 AI 수요에만 기대서는 리벨리온이 원하는 만큼의 '글로벌 스케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세레브라스와 에치드 등 추론 칩 경쟁자들은 기업 가치를 각각 60조원, 30조원 안팎으로 인정 받고 있다. 3조4000억원의 리벨리온과는 큰 차이다.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결정하면 다른 K-NPU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퓨리오사가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독자 노선을 선택했지만 리벨리온이 빅테크의 투자를 받는 전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성장펀드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만큼 엔비디아에 인수되는 길을 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리벨리온은 "두 CEO가 회동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AI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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