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역봉쇄 통했나…걸프 원유 반출, 전쟁 前 50% 회복
간단 요약
- 호르무즈해협에서 하루평균 원유 750만 배럴이 반출되며 전쟁 발발 전의 50%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전했다.
- MOU 종료 이후 이란 원유 수출은 봉쇄로 크게 위축된 반면, 미국이 유조선 호위 작전과 해협 방공망으로 봉쇄 우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며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미국이 한국의 중동 역내 자원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 유조선 호위작전 성과…이란 통행은 원천 차단
美, 이란항구 향하는 항로 봉쇄
해협 방공망 세우고 장기전 돌입
韓엔 "지원 기다린다" 연일 압박
이란선 "침략 가해자 지원 말라"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뤄지는 미군의 유조선 호위 작전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미국의 봉쇄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봉쇄전에서 우위를 점한 미국이 장기전에 나서며 한국 등 동맹국 지원을 추가로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 회복되는 원유 반출 물량
해상정보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재개된 뒤 28일간 하루평균 원유 500만 배럴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양해각서(MOU)를 통해 휴전이 이뤄진 6월 중순부터 두 달간의 하루평균 610만 배럴보다는 작지만 전쟁 발발 직후 한 달간의 230만 배럴 대비 두 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등 오만만 지역 항구로 우회한 원유 반출 규모도 늘었다. 하루평균 250만 배럴에 달한다. 이 물량까지 더하면 걸프 지역 일대에서 반출되는 원유는 750만 배럴에 이른다. 전쟁 발발 전 반출 규모(하루평균 1500만 배럴)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탱커트래커스닷컴은 MOU 종료 이후 이란 원유가 호르무즈해협을 거의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 사미르 마다니는 "이란의 봉쇄는 미국의 봉쇄보다 허점이 많다"며 "이란은 모든 통행을 차단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이란의 탐지·식별·공격망을 공격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군은 네이비실과 무인수상정, 잠수정 등을 활용해 주로 야간에 고위험 기뢰 제거 작전을 벌였다. 주요 항로 주변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 기뢰는 약 80개였다. 모든 기뢰를 없애지는 못했지만 상선이 반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좁은 통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협 일대에는 다층 방어망도 세웠다. 미군은 유도미사일 구축함,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해 이란의 대함미사일과 드론을 감시하고 상선 주변을 엄호했다. 그 대신 이란 항구로 향하는 선박은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韓 참여 놓고 美·이란 공방전
물론 미군이 해협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유조선을 서로 공격하면서 통항량은 다시 급감했다. 글로벌 해운 분석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까지 열흘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운반선은 하루평균 10척으로 5월 이후 가장 적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수일 내 호르무즈해협 외곽에 통제 구역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공격 수위 확대를 시사했다.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에 부담을 나눠 질 것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중동산 원유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한국이 역내(중동 지역)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X(옛 트위터)에 "이란과 대한민국 관계는 64년 이상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꾸준히 발전했다"며 "이란은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이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에 군대를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 대치가 이어지자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리언 파네타 미국 전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이번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미국과 이란이 끔찍한 교착상태에 빠졌고 종전을 위한 선택지가 거의 없다는 건 명백하다"며 "중동에서 또 다른 실패한 전쟁이 될 절차를 밟고 있어 종전되지 않는 전쟁이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주완/김동현/강현우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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