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과 토론하겠다"…이소영, 코스닥 승강제에 '속도조절' 필요성 시사
간단 요약
- 이소영 후보자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승강제 도입에 대해 속도와 방식이 시장과 기존 주주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 후보자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코스닥 승강제가 중소벤처기업과 기존 투자자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중기부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필요시 금융위원장과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 이 후보자는 민간 모험자본 유입을 위한 제도 정비와 코스닥시장 신뢰 회복을 통해 기관투자가 등 장기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다며 상법 개정과 예외 규정 보완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벤처기업협회 방문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승강제' 도입에 대해 속도 조절 필요성을 내비쳤다. 제도 개편의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중소·벤처기업과 기존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금융위원장과 직접 토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10일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를 찾아 업계 관계자들과 차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주식시장과 자본시장 정책은 큰 방향이나 기조가 옳더라도 속도와 구체적인 방식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올해 1월부터 시작된 기준 강화의 속도와 방식이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기존 주주 보호 대책은 충분히 고민되고 있는지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부실 상장사를 보다 신속하게 퇴출하는 방향으로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자도 부실기업 정리가 필요하다는 큰 방향에는 공감했다. 다만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단기간에 기업가치나 시가총액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만큼 제도 변화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정상적인 기업까지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나 코스닥 승강제는 중소벤처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기존 투자자 보호 문제도 뒤따른다"며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준비해온 정책이 있겠지만 중소벤처기업이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지, 기존 상장기업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중기부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타 부처의 일이라고 방치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금융위원장과도 토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코스닥을 비롯한 자본시장 정책이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금융당국의 시각에서 설계돼 왔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코스닥시장이 중소·벤처기업에는 성장자금 조달 창구이자 벤처투자의 핵심 회수시장인 만큼 기업 성장이라는 관점도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하는 데 핵심 중의 핵심"이라며 "코스닥시장에 대해 할 말을 하는 장관, 자본시장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정책을 사실상 금융당국의 영역으로 여겨온 기존 중기부의 역할에서 벗어나 코스닥 제도 개편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벤처시장으로 민간자금을 더 끌어들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벤처투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지표상 좋아 보이지만 정부 주도의 재정 투입이 상당 부분 움직임을 이끌어온 것도 사실"이라며 "근본적으로 민간 모험자본 유입이 더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민간 자금의 벤처투자를 유도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이 벤처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업계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자는 기업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기관투자가 등 장기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서는 임직원 보상 등을 위해 자사주를 보유하는 벤처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예외 규정을 보완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벤처업계가 요구해온 근로시간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업무 특성 등을 감안해 규제를 합리화할 부분이 있는지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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