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에 물렸다, 주식 안 해"…거래대금 최저로 '뚝' [분석+]
간단 요약
- 9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21조원대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해 유동성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 국제 유가와 금리 급등, AI 투자 둔화 우려로 개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반도체주 매수세가 줄었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손실을 본 개인들이 장기 보유에 들어가며 시장 내 매수 여력과 증시 유동성 고갈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코스피 일별 거래대금 9월 들어 21조원대로 급감
6월 일별 거래대금 50조 대비 '반토막'
금리·유가 악재에 개인 투자심리 급랭
삼전닉스 주가 모멘텀 둔화 매수세 줄어

9월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와 금리 급등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결과다.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주가 주춤한 데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발이 묶인 개인들이 손실을 견디며 장기 보유에 들어가면서 증시 유동성 고갈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5일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월 기준 최저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7조560억원을 시작으로 증가해 지난 6월에는 50조347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감소로 전환해 7월 36조8750억원, 8월 25조84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고점이었던 6월에 비교하면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0% 넘게 줄어든 것이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4일 기준 93조54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16일(91조2181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초 140조원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새 40조원 넘게 증발했다.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이 빠른 속도로 이탈하는 모습이다.
이달 일평균 거래량도 34억6700만 주로 연중 최저치다. 이는 이달 들어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부각된 데다 코스피를 견인해온 AI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이에 따른 물가 상승에 국채 금리도 급등하면서 주요국의 정책 금리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전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연 5% 선을 돌파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 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 금리를 올렸다. 이번 주에는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요 AI 기업의 수장들이 속도 조절론을 들고나오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거래 자체가 축소됐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 확대와 안전 자산 선호 지속, 개인의 본전 매도 등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는 단기적인 순환매가 관찰되기는 하지만 이는 주가의 과대 낙폭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 특정 종목에 수급이 꾸준히 유입되는 구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현재의 주가 하방 압력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불확실성 및 AI 투자 축소 노이즈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시장 경계 심리가 일시적으로 높아진 성격이 짙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내일(17일) 새벽 예정된 9월 FOMC에서 점도표 추가 상향 등 긴축 사이클 본격화 의지를 표명할 정도의 쇼크가 나오지 않는 이상 Fed발 추가 조정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증시 유동성이 고갈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개인투자자의 주가 상승 기대가 식은 것을 꼽고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두 종목 모두 한때 2000조원을 웃돌던 시가총액이 현재는 1000조원대로 내려앉은 영향으로 투자 흥미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급락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개인 상당수가 강제로 장기 보유 상태에 접어들면서 시장 내 매수 여력 자체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투자자가 모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주식창만 켜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주식 안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는 토로가 쏟아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후 손실을 본 투자자도 "삼전닉스에 물려 매일 확인하다 아예 주식 앱을 삭제했다" "올해에는 주식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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