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맞으러 공항 가는 '낮은 자세' 트럼프..뒤에 숨은 계산법은[이상은의 워싱턴나우]
간단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무역법 301조 관련 압박 계획을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 미국은 미중 회담에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 확대, 비관세 장벽 완화, 대미투자 및 군사관계 강화 등을 얻으려 한다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거래 과정에서 대만 무기 판매, 대만 독립에 대한 미국의 입장 조정이 논의될 수 있으며 회담 결과는 모호한 '휴전'에 그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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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3일 워싱턴DC에 도착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나가 영접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 4시경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시 주석을 맞이한다. 폴리티코는 2기 정부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를 공항에서 영접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구애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입구에서 외국 지도자를 맞이한다.
◆24일 양자·확대회담 개최
앞서 시 주석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당시에 한정 부주석을 공항에 내보냈다. 레드카펫이 깔리고 중국 어린이들이 깃발을 흔들며 트럼프 대통령을 반겼지만, 당내 서열 8위의 한 부주석이 나온 것은 시 주석의 은근한 자존심 싸움으로 해석됐다.
당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이 시작되지마자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할 수도 있다"면서 강한 메시지를 내보냈다. 또 대만이 중국에게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미중이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안정 관계"를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중국의 레드라인을 미국이 존중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항 영접 계획은 그가 여전히 시 주석을 신중한 자세로 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직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시 주석은 트럼프와 동등하게 보이길 바란다"며 공항 영접이 주요 2개국(G2)으로 대접받고자 하는 시 주석의 욕구를 충족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려던 계획도 뒤로 미뤘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당초 미중 회담 전에 무역법 301조 공급과잉 관련 무역보고서를 발표하려 했으나 계획을 늦추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원래 이 보고서에는 중국산 제품에 7.5%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 간 본격적인 회담은 24일 진행된다. 백악관에서 두 정상이 먼저 양자회담을 한 후 관계장관 등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시 주석은 25일 베이징으로 돌아간다. 25일 몇시에 출발하는 등 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전 협조 요청 예상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여러 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확대하고,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거에서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작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1년간 관세전쟁을 멈추기로 한 조치를 연장하는 문제도 다뤄질 예정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달 두 나라가 농업 및 비관세 장벽에 관한 몇 가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착 상태의 이란전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의 협조가 아쉬운 대목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이란전에서 발을 빼기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달 이란에 대한 경제적인 최대 압박을 발표하면서도 중국 은행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인공지능(AI) 분야와 중국의 대미투자 문제도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AI 관련 기업인들을 24일 국빈만찬에 초청했다. 중국 측에서도 기업인들이 방문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 자동차업체의 대미투자를 허용할 수도 있다면서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양국이 군사관계 강화를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서 양국 간 군비 통제 회담을 재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이 더 많은 군사적 소통채널을 활성화하고, 기존 채널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양즈빈 중국 동부전구사령관과 새뮤얼 파파로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지난달 31일 캐나다에서 2년 만에 사령관급 회담을 개최한 것도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대만 문제 양보 여부에 촉각
문제는 그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양보할 것인가다. 워싱턴 일대에서는 대만 문제가 거래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최대 140억달러 규모 무기를 파는 문제를 중국과의 거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계속 보류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측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 대신 독립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할 경우, 아시아 전역의 동맹국을 불안하게 하고 의회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 통신은 짚었다.
이번 회담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한 미국 전직 고위 관료는 전날 기자들과 만남에서 명확성 없이 진행되는 미국의 무역정책 등이 중국을 불편하게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는 모호한 '휴전' 뿐"이라고 예상했다. 두 정상이 성대한 행사를 치른 후 오는 11월과 12월 두 차례 더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유엔총회 첫날인 22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추진한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기 전에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고 양국의 대중국 정책을 조정하기 위한 자리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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