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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도 피하지 말아요"…이형일 부총리 향한 쓴소리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관가에서는 이형일 부총리가 앞으로 진짜 경제사령탑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 예산권 분리와 예산처와의 긴장, 국부펀드 출자 예산 충돌 등으로 경제팀을 이끌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 이 부총리가 설계를 주도한 부동산세 강화 정책의 효과 논란과 재경부 조직 역량 약화가 정책 추진력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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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떠난 경제팀에…진짜 사령탑

부처·정책 조율, 정책 유연성 시험대

예산권 잃은 재경부 조직역량 복원도 과제

사진=임형택 기자
사진=임형택 기자

"무슨 일이 있어도 화내는 법이 없어요."

"실력·인성 모두 최고인 보기 드문 공무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험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와 일한 재경부·기획예산처·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지낸 그는 온화한 성품까지 갖춰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선정됐다.

그는 참모로서 강점이 많다. 하지만 부처 간 충돌을 정리하고 대통령에게 이견을 전달하는 사령탑으로서 능력은 검증 받지 못했다. 부총리는 때로 '악역'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자리다. 온화한 정책 참모로서의 그의 리더십이 본격적 시험대에 올랐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이 부총리 임명안을 재가했다. 관가에서는 앞으로 이 부총리가 '진짜 경제사령탑'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실질적인 경제사령탑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구윤철 전 부총리의 역할과 정책 반경이 상대적으로 넓지 않은 가운데 김 전 실장이 정책 입안과 부처 간 조율을 총괄했다. 당시 차관이던 이 부총리와 임기근 현 국무조정실장 등이 김 전 실장과 호흡하며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관계부처 안팎에서는 김 전 실장 후임 정책실장으로 상대적으로 개혁 속도가 더딘 사회부문 관료를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실장은 사회정책을 경제부총리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구도다.

하지만 경제팀을 이끌 여건은 녹록지 않다. 예산처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이끌고,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각각 행시 동기와 선배다. 이 부총리가 이들의 이견까지 정리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많다. 예산처 내부에서는 "우리는 경제부처가 아니라 총리실 산하의 총괄부처"라며 재경부의 지휘에 거리를 두는 기류가 있다. 내년도 국부펀드 출자 예산을 놓고 두 부처가 충돌한 것도 이런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도 이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등 경제정책을 꼽는 목소리가 많다. 이 부총리가 차관 시절 설계를 주도한 부동산세 강화 정책은 집값 안정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이 설계한 정책이라도 효과와 부작용을 재점검한 뒤 대통령에게 보완책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참모들이 직언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평가도 있다. 이 대통령은 부처별 현안을 깊이 이해하고 보고서의 작은 숫자 오류까지 짚어낼 만큼 철저하다는 게 관가의 설명이다. 그만큼 참모들이 정책 방향을 토론하기보다 대통령의 질문에 빈틈없이 답하고 지시를 이행하는 데 치중한다는 얘기다.

이 부총리를 뒷받침할 재경부의 조직 역량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권 분리로 다른 부처를 움직일 수단은 줄었지만 경제정책 총괄의 책임은 그대로다. 인력 운영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경부에서는 차관보 산하 부서에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사 적체가 심하고 업무는 많은데 권한은 약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정책조정국의 역할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부서에 유능한 인력이 모이지 않으면 부총리의 정책 추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성과를 승진과 보직에 반영해 조직의 활력을 높이는 것도 이 부총리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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