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하우스·SM "AI가 K팝 진입장벽 낮춰…신생 기획사에 기회"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6]
간단 요약
- 인공지능(AI)와 블록체인 기술이 K팝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며 신생 기획사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CAO는 물리적 음반 유통망 없이도 글로벌 팬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어 현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회사에 큰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는 K팝 팬덤의 AI 수용성은 아직 낮다며 팬덤 공감대 형성 이후 단계적 AI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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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이 K팝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신생 기획사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팬들이 아티스트의 창작 영역에 AI가 개입하는 데 거부감을 보이는 만큼 기술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8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웹3 프라이빗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6'에서는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최고 A&R 책임자(CAO)와 정병기 모드하우스 최고경영자(CEO)가 K팝 산업의 구조 변화와 AI 활용, 팬덤의 미래 등을 논의했다.
이 CAO는 정보기술(IT)과 AI, 블록체인의 발전이 대형 기획사 중심의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음반 제작과 유통망 확보가 사업 확장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물리적 음반 유통망이 없어도 세계 팬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빠르게 만들고 설계할 수 있는 회사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생 기획사는 기존 사업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팬 참여 방식을 처음부터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기획사들은 멀티레이블 전략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팝이 하나의 음악 장르가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제작 방식을 포괄하는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각 장르에 맞는 제작 역량과 사업 전략을 별도로 갖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K팝 산업의 AI 도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가장 보수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장이 K팝일 수 있다"며 "현재 K팝 팬덤은 AI를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과 아티스트 고유의 창작 영역에 AI가 관여하는 것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며 "팬들은 음악과 이미지 등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AI가 개입하는 데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 같은 반응을 기술에 대한 거부감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팬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뒤 AI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팬덤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음반과 상품 구매 등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지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콘텐츠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가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정 대표는 "모드하우스는 팬들이 투표를 통해 아티스트의 활동 방향을 결정하는 참여형 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다만 모든 의사결정에 팬의 참여를 요구하면 피로감이 커질 수 있어 참여 범위와 빈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CAO는 기술 혁신 과정에서도 K팝의 음악적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 맞춰 콘텐츠를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K팝 고유의 특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라는 본질과 이를 소비하는 팬들"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활용하더라도 음악과 팬을 중심에 둬야 K팝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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