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의 그늘…상장사 영업익 전망 '뒷걸음질'
간단 요약
- 원화 강세로 상장사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와 3분기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져 반도체 이익 전망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 3분기에는 영업이익은 견조하지만 순이익 쇼크가 발생하는 기업과 대한항공 순이익 급증 등 업종 간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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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증가세를 이어가던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달 처음으로 뒷걸음질했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이익이 줄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영향이 컸다. 오는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에서는 반도체 이익 전망 하향과 조선·정유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33곳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55조227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260조5184억원보다 5조2905억원(2.03%) 줄었다. 올해 전체 이익 전망치는 8월 말 기준 약 989조원에서 9월 말 약 985조원으로 0.4% 감소했다.
3분기 추정치가 꺾인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 113조1142억원에서 109조4939억원으로 3.2% 줄었다. SK하이닉스는 78조8035억원에서 77조5495억원으로 1.6% 감소했다. 두 회사에서만 4조8743억원이 줄어 전체 감소액의 92.1%를 차지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 평균 1483원에서 3분기 1426원으로 급락하자 달러 매출 의존도가 높은 두 기업의 실적 눈높이도 내려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 하락에 영업이익 늘어도 순이익 뚝…외화 자산 평가손익에 영향
대한항공은 순익 5배 급증 전망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더라도 순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가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에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 급락이 본업의 실적뿐 아니라 외화 자산·부채의 평가손익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만 보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판단하면 기업의 이익 변화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화 강세의 그늘…상장사 영업익 전망 '뒷걸음질'5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7월 1일~9월 30일) 서울외환시장의 평균 원·달러 환율은 약 1426원으로, 2분기(1502원) 대비 5.05% 하락했다. 2005년 이후 분기 평균 환율이 직전 분기 대비 5% 이상 하락한 경우는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이익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분기 환율 급락이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항목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매출과 비용에는 거래 시점의 환율이 적용돼 분기 중 평균적인 환율 흐름이 중요하다.
하지만 외화 현금과 매출채권, 차입금 등 화폐성 자산·부채는 분기 말 환율로 다시 평가한다. 달러화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기업은 환율 하락으로 원화 환산 가치가 줄어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원·달러 환율은 3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9월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352.8원에 거래를 마쳤다. 2분기 말(1549.4원) 대비 낙폭이 12.68%에 달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말보다 8% 이상 하락한 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예상을 웃돈 기업 중 48.0%가 순이익은 기대에 못 미쳤다"며 "따라서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에는 영업이익은 견조하지만 순이익 쇼크가 발생하는 기업이 다수 확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원화 강세가 순이익을 늘리는 기업도 있다. 항공기 리스부채와 차입금 등 외화 부채가 많은 항공사는 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 평가이익을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새 1037억원에서 5010억원으로 약 5배로 불어났다.
전범진/오현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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