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0조 잭팟' 뒤 서늘한 경고…"한국이 흔들린다" [테크로그]
간단 요약
-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기록했지만 한국 경제의 '반도체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 AI 설비투자와 메모리 업황 전망이 흔들릴 경우 한국 수출, 증시,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 지수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 CXMT의 서버용 D램 진출 등으로 메모리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반도체 중심 경제에 또 다른 위험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한국 경제 '반도체 쏠림' 경고음
반도체 업황 따라 수출·증시 출렁
"AI 설비투자 줄면 반도체 수요↓"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 하루에 조단위로 벌어들일 만큼 반도체 초호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반도체 쏠림'을 경계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으면 수출과 증시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혜가 큰 만큼 업황 전망이 바뀔 때 충격에도 민감하다는 경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 반도체 수출과 기술주 비중이 큰 만큼 AI 투자가 쪼그라들 경우 수출·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 중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AI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 글로벌 설비투자가 줄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뿐 아니라 기업 투자·성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쏠림 현상은 수출·투자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경제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4.8% 늘었는데 반도체는 304.9% 급증했다. 반도체·컴퓨터 수출 급증은 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 지난 8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도 1년 전보다 107.7% 뛰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 쏠림이 나타났다. AMRO는 한국 증시의 미국 AI 주식에 대한 민감도가 지난해 말 이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국내 악재가 없어도 미국 AI 주가 조정이 한국 시장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8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앞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 1~6월 코스피 상승에 대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기여율이 약 7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7월 말 코스피 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28.2%, 23%에 육박했다.
쏠림이 심화한 만큼 업황 전망이 흔들릴 때 충격도 컸다. 한은은 지난 6월 하순 이후 메모리 업황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자 관련 주가와 국내 지수가 함께 대폭 조정됐다고 분석했다.
이 시기 미국·일본에서도 메모리 기업 주가가 출렁였지만 상황은 달랐다. 이들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크지 않아 지수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 1~7월 일별 주가 변동성(수익률 표준편차)은 한국 4.1%로 시가총액 상위 30개국(평균 1.3%) 중 가장 높았다.
관건은 AI 기업 중심의 성장세와 투자 수익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현지시간) "많은 투자자는 이 추세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는지, 끝났을 때 주가가 어떻게 될지를 우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AMRO는 AI 수익화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할 때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지역 은행권의 건전성, 정책 완충장치 등이 복원력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쏠림은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로도 이어지고 있다. KDI는 경기 개선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최고 실적이다.
반면 국가통계포털(KOSIS)·산업활동동향 등을 토대로 본 올해 1~8월 평균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했다. 대기업이 2.9%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소기업의 존재감도 한층 옅어졌다. 8월 기준 중소기업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4% 증가했지만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이 기간 14.4%에서 10.3%로 쪼그라들었다. 대기업 수출액의 경우 94.2% 늘어 중소기업 증가 폭을 5배 가까이 웃돌았다. 같은 달 반도체 수출만 놓고 보면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2.9%에 달했다.
AI 수요와 별도로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도 반도체 중심의 한국 경제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CXMT는 최근 4F제곱(4F²) 구조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서버용 D램(DDR5 RDIMM)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이 여파로 이날 7~9%대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서버 D램 보고서에서 CXMT가 중국 내 수요를 바탕으로 전 세계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AMRO는 "한국 주식시장은 주로 기술 관련 부분에 의해 움직인다"며 "AI에 대한 설비투자가 줄어들면 반도체, 전자제품, 데이터센터 장비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