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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다임 美 IPO 철회…블룸버그 전문가 "중복상장 무조건 막아선 안 돼"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복상장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해서는 안 되며 때론 자금조달 수단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솔리다임 IPO를 통해 약 150억달러를 조달하면 eSSD 생산능력 확대와 R&D로 중장기적인 매출과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그는 메모리 가격이 높고 장기계약이 진행되는 만큼 투자금 회수에 2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고, 투자가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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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히로 와카스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선임 산업 애널리스트.  /마사히로 와카스기 제공
마사히로 와카스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선임 산업 애널리스트. /마사히로 와카스기 제공

지나치게 엄격한 중복상장 제한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유연성이 있어야죠."

마사히로 와카스기(Masahiro Wakasugi)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선임 산업 애널리스트(사진)는 22일(현지 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 규제에 대해 "중복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때로는 (중복상장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복상장이라는 상황 자체를 없애기 위해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일본 와세다대에서 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제프리스, BNP파리바 등을 거친 약 30년 경력의 기술산업 분석 전문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등을 전문으로 분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도 꾸준히 다뤄왔다.

"중복상장 일률적 제한에는 반대"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지만, 주주와 시장의 압박에 사실상 철회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는 중복상장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본적으론 중복상장에 대한 기존 주주의 비판에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며 "일본에서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완전히 매각하거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중복상장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데는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때론 모회사에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며 "자회사가 좋은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뿐 아니라 기업의 자금조달 필요성과 성장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의 지적이다. 세계적으로도 소프트뱅크와 ARM, 인텔과 모빌아이처럼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된 경우가 적지 않다.

"IPO 통해 투자해도 투자금 회수엔 2년 안 걸렸을 것"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IPO를 추진한 솔리다임에 대해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 근거는 메모리 산업의 투자 수익성이다. 150억달러 정도로 추산된 IPO 자금이 솔리다임의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R&D)에 투입되면 중장기적인 매출과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도 솔리다임에 대한 직접 투자 부담을 덜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투자에 자금을 집중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해당 기업과 모회사, 주주에게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솔리다임의 IPO 조달액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대해선 "메모리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투자 규모"라고 평가했다. 이어 "IPO를 통해 SK하이닉스 또는 솔리다임이 공장 하나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금 회수 기간은 상당히 짧을 것이고, 투자가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의 기업용 SSD
솔리다임의 기업용 SSD

그는 2027년뿐 아니라 2028년에도 메모리 시장이 호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메모리 가격이 상당히 높다"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2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업들은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며 "따라서 가격도 좋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솔리다임이 일반적인 물적분할 자회사와는 태생부터 다르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플래시 사업을 기반으로 출범한 미국 기업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솔리다임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상당히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두 회사는 서로 협력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독립적인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솔리다임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고, 과거 인텔과 관련된 인력이 상당수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솔리다임이 조금 더 독립적인 회사가 되거나 상장기업이 되는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층 지배구조, 복잡한 건 사실...'실적'으로 증명해야"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솔리다임이 IPO를 했더라도,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미칠 직접적인 재무적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 순이익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하고, 지분 10%를 IPO를 통해 외부에 매각하면, SK하이닉스 주당순이익(EPS)은 약 1%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낸드플래시 사업이 SK하이닉스 전체 이익의 약 20%를 차지하고, 그중 절반 또는 절반보다 조금 적은 부분이 솔리다임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SK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중복상장 논란의 배경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SK㈜와 SK스퀘어,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여러 단계의 출자 구조에서 솔리다임까지 상장하면 시장의 지배구조 할인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SK그룹의 구조는 조금 복잡해 보인다"고 했다.

와카스기 선임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와 세븐앤아이홀딩스 등을 언급하며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모회사가 보유 자산가치보다 할인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SK하이닉스가 특별히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좋은 실적과 이익 창출력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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