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또 팔았는데 "바닥 가깝다"…증권가 주목한 반전 신호
간단 요약
- 국내외 반대매매와 공매도 포지션이 정점 통과 조짐을 보이며 투매가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밝혔다.
- 코스피 PER 4배 수준, 이익 전망 34% 증가, 과거 30% 급락 후 12개월 60% 반등 사례를 근거로 현 지수에서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제시됐다고 전했다.
- 미국 자사주 매입 재개, 중간선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주주환원이 기술적 반등과 투심 전환의 촉매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반대매매 비중 6.6%→1%…강제 청산 진정 신호
이익 느는데 PER 4배…"주가 할인폭 역대급"
美 자사주 매입·중간선거, 반등 촉매 기대
삼전닉스 실적·주주환원이 첫 번째 시험대

코스피가 6월 고점 대비 약 40% 낮은 수준까지 후퇴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도사린 가운데 이스라엘 총선을 앞둔 중동의 군사적 긴장, 브라질 선거 결과 등이 겹치면서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악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증권가에선 '코스피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가 하락을 견디지 못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야 하는 반대매매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투매가 진정되는 시점에 반도체 대형주 실적과 주주환원, 미국의 자사주 매입 재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맞물리면 저점 형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 내린 5469.4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22일 종가 고점인 9114.55와 비교하면 하락률이 40%에 달한다.
이날 1% 가까이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5565선까지 오르며 상승 전환을 시도했으나 외국인이 다시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밀려났다. 기관이 6110억원 순매수하며 맞섰으나 695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의 순매도가 더 강했다. 코스닥지수도 3.26% 하락한 727.21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16% 내린 21만3000원, SK하이닉스는 0.16% 하락한 127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6조원 규모 특별배당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중 한때 2%대 상승하기도 했으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더 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이 약 여덟 배에 달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상태였다.

반대매매 비중 6.6%→1%
그럼에도 이날 증권가에선 "투매의 정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바닥은 더 이상 팔 사람이 없을 때 만들어진다"며코스피가 이번주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근거는 레버리지 물량 청산이다. 국내 신용융자 잔고는 12일 34조3000억원에서 22일 30조4000억원으로 열흘 새 3조9000억원 줄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4일 6.6%까지 치솟았다가 22일 1%로 낮아졌다. 반대매매는 외상으로 산 주식의 대금을 갚지 못한 투자자의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정 연구원은 "절대적인 잔고 레벨이 낮진 않지만, 한계 매물의 강제 청산이 정점을 통과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감지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주식형 헤지펀드의 펀더멘털·시스템·멀티전략 수익률이 일제히 1% 넘게 떨어졌다. 세 전략이 동시에 1% 넘는 손실을 낸 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헤지펀드의 공매도 포지션은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LS증권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한 S&P500 선물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은 전체 미결제약정의 약 7%까지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발표 전 중단됐던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11월 재개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되사는 '숏커버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승인액은 1조3000억달러로 2006년 이후 가장 많다.
정 연구원은 "중동 정세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결정회의(FOMC)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도 "지금 지수대에서는 투매에 동참하기보다 매도 압력 완화와 숏커버링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美 중간선거, 반등 촉매 될것"
대신증권은 미국 중간선거를 한국 증시 반등의 촉매로 꼽았다. 최근 급락의 원인은 선거 자체보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AI 투자에 대한 신용 우려, 유가 급등에 있다는 진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거가 끝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고 금리가 안정되면 한국 기업의 이익과 주가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 좁혀질 수 있다"고 봤다.
대신증권 집계에 따르면 1950년 이후 19차례 중간선거에서 S&P500은 선거 후 6개월과 12개월 동안 모두 상승했다. 12개월 평균 상승률은 15.1%였다. 물론 한국 증시에 같은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1990년 이후 아홉 차례 중간선거에서 코스피가 이후 12개월간 오른 것은 여섯 번이었고, 수익률 중앙값도 2.6%에 그쳤다. 미국의 의회 구도보다 국내 경기와 기업 이익이 성과를 갈랐다는 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결국 코스피 낙관론의 근거는 이익 전망이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4.2~4.3배에 머물러 있다. 내년 코스피의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34%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익 대비 할인폭은 2006년 이후 가장 크다.
이날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1만2000에서 9000으로 25% 하향한 골드만삭스도 "시장이 펀더멘털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가정을 더 보수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목표치를 낮췄다"면서도 "현재 수준에서는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코스피가 30% 넘게 급락한 열 번의 사례에서 지수는 이후 3개월간 31%, 12개월간 60% 반등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올 4분기 바닥을 지나 내년 1분기 6500~7500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제시하는 4분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5200~6700이다. 5600 이하에선 분할 매수를 권했다.
'3중 고비' 지나 매수세 회복 관건
바닥론이 실제 매수세로 이어지려면 대외 변수를 넘어야 한다.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와 카타르의 중재 움직임이 교차하고 있다.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 공개 지지를 요청하며 트럼프의 대(對) 이란 강경 노선을 압박하고 있다.
고유가가 물가와 금리를 다시 밀어올리면 AI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과 성장주에 대한 할인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 28일 FOMC와 다음달 3일 미국 중간선거도 시장이 경계를 내려놓지 못하는 요인이다.
이날 브라질 대선 이후 나타난 자산가격 급락이 위험선호 회복을 제약하는 변수가 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룰라 대통령의 연임이 확정된 뒤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라질 주식 ETF와 헤알화 선물은 일제히 두자릿수 급락했다. 브라질에서 빠져나온 신흥시장(EM) 대상 자금이 한국으로 재배분될 여지도 있지만,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한국 증시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는 투심 전환의 시험대다. SK하이닉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지난 분기 실적의 규모를 넘어 메모리 호황의 지속 가능성과 현금 창출력, 주주환원의 구체적인 규모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이날 보도된 키옥시아 투자 차익을 활용한 특별배당 16조원보다 더 큰 규모를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배당 기대가 실제 반등 재료가 되려면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확인돼야 한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실적과 콘퍼런스콜이 증시 분위기 전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주요 이벤트"라며 "최근 비(非)반도체 업종들도 반도체와 동반해 주가 조정을 겪은 상태인 만큼, 이들 개별 실적 결과에 따라 주중 업종 간 주가 탄력, 수급 유입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과거에도 고유가·고금리가 약세장의 촉매가 된 적이 있지만, 결국 기업 실적은 이런 역풍에 대한 우려를 상쇄했다"며 "미국 중간선거 이후 경기부양 조치와 정책 불확실성 해소도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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