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밍비트 뉴스룸
뜨거워진 글로벌 NFT 시장
메타버스 날개 단 NFT…3분기 거래액 100억弗 돌파
2분기 12억弗서 '퀀텀 점프'
미술품 이어 아바타·만화로 확대
거래액 1위 '액시 인피니티' 게임
메타버스서 캐릭터 키워 매매
NFT 발행 쉬워지자 거래 폭발
오픈시·라리블 등 해외 거래소서
디지털 콘텐츠로 5분이면 제작
글로벌 기업 잇따라 '참전'
비자, 발행·거래 등 본격 추진
골드만삭스·씨티도 진출 계획
올 3월 디지털 화가 비플(Beeple)이 만든 ‘매일 : 첫 5000일’이란 NFT(대체 불가능 토큰) 그림 파일 작품이 6930만달러(약 764억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큰 화제를 모았다. NFT란 개념조차 생소한데, NFT 그림이 폴 고갱, 반 고흐 등 화가의 웬만한 그림보다 비싸게 판매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평가가 많았다. 2000여 점을 남긴 고흐의 최고가 작품은 1990년 8250만달러에 낙찰된 ‘가셰 박사의 초상’이다. 일각에선 “실체가 불분명한 NFT 가격 거품은 곧 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NFT 시장은 그러나 이런 비관론이 무색할 정도로 덩치를 급속히 키우고 있다. 11일 블록체인 데이터 전문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세계 NFT 거래액은 지난해 9500만달러 정도였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건 올해 3분기부터다. 1분기 12억3000만달러로 꿈틀거리던 이 시장은 2분기 12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고개를 들더니 3분기 106억700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퀀텀 점프’를 했다.
◇그림 파일 하나가 780억원에 팔려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 증명서’로 불린다. 그림 파일이나 음악 파일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가 쉬워 원본이란 개념이 약했고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디지털 콘텐츠도 원본을 정하면 가치가 생기고 사고팔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게 NFT다. 이를 가능케 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특정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값을 부여해 원본을 지정하는 한편 위변조 차단 기능으로 소유권을 담보한다.
NFT의 1차 도약기를 이끈 건 디지털 예술이다. “NFT로 내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디지털 예술가의 NFT 발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크리스티·소더비 등 세계적 미술품 경매회사가 NFT 경매에 나서면서 아트 NFT가 예술업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6930만달러에 팔린 비플의 NFT도 크리스티에서 거래된 것이다. 우수 작품을 엄선해 NFT로 거래하게 하는 플랫폼도 속속 등장했다. 아트 블록스(Art blocks)라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아트 블록스는 누적 거래액이 9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NFT 프로젝트 중 2위다.
업계에서 ‘컬렉터블(collectable)’로 분류되는 디지털 아바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립토펑크(CryptoPunks)’,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등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만드는 NFT는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만화 캐릭터다. 하지만 캐릭터마다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고유의 가치가 있고, NFT 수집가 사이에서 수요가 크다 보니 비싸게 팔린다. 일례로 지난 6월 크립토펑크의 ‘#7523’ 캐릭터가 소더비 경매에서 1180만달러에 낙찰됐다. 크립토펑크 내 희귀한 외계인 캐릭터이면서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어 희소성이 커졌다.
◇NFT업계 ‘뜨거운 감자’ 액시 인피니티
최근엔 세계적 열풍을 몰고 온 메타버스가 NFT 성장세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처럼 다양한 사회·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 내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다. 여기에 값을 매겨 안전하게 거래하고 싶다는 욕구를 NFT가 해소해준 것이다.
올 6월부터 NFT 거래액 1위로 올라선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가 이를 잘 보여준다. 액시 인피니티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인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액시’라고 불리는 몬스터 캐릭터를 키우고 다른 게임 이용자와 대결을 벌이는 게임이다. 캐릭터를 교배해 새로운 액시를 만들 수도 있다. 레벨이 높거나 교배를 통해 특이한 성질이 생긴 액시는 인기가 많아 비싸게 팔린다.
이 게임은 처음에 액시 3개를 사야 참여할 수 있다. 액시는 게임 고유의 암호화폐 ‘AXS’로 살 수 있다. 액시 인피니티의 인기로 AXS 가격 자체가 오르자 액시를 처음 살 때 가격도 현재 한 개에 40만~50만원으로 올랐다. 그러자 액시를 많이 보유한 게이머가 초급 이용자에게 본인의 액시를 빌려주고 수익을 올리는 임대업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 게임이 특히 인기가 많은 필리핀에선 액시 임대 아르바이트로 로스쿨 비용을 댔다는 사람이 나올 정도다.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더샌드박스(The Sandbox)’ 같은 메타버스에선 부동산 NFT 거래가 활발하다. 메타버스 내 땅, 건물 등을 NFT로 만들어 사고파는 것이다.
NFT 발행이 쉬워진 점도 거래 활성화에 일조했다. 스스로 만든 디지털 콘텐츠가 있으면 오픈시, 라리블 등 해외 유명 NFT 거래소에서 5~10분이면 NFT를 제작할 수 있다. 국내에선 엔에프팅, 크래프터스페이스 등이 NFT ‘민팅(제작)’을 지원한다.
NFT 시장이 날로 커지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업체 비자는 올 8월 크립토펑크의 NFT 캐릭터 15만달러어치를 매입한 뒤 “NFT 발행, 거래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 기업도 NFT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들어 카카오, 위메이드, 코빗 등이 NFT 사업에 진출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메타버스 날개 단 NFT…3분기 거래액 100억弗 돌파
2분기 12억弗서 '퀀텀 점프'
미술품 이어 아바타·만화로 확대
거래액 1위 '액시 인피니티' 게임
메타버스서 캐릭터 키워 매매
NFT 발행 쉬워지자 거래 폭발
오픈시·라리블 등 해외 거래소서
디지털 콘텐츠로 5분이면 제작
글로벌 기업 잇따라 '참전'
비자, 발행·거래 등 본격 추진
골드만삭스·씨티도 진출 계획
올 3월 디지털 화가 비플(Beeple)이 만든 ‘매일 : 첫 5000일’이란 NFT(대체 불가능 토큰) 그림 파일 작품이 6930만달러(약 764억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큰 화제를 모았다. NFT란 개념조차 생소한데, NFT 그림이 폴 고갱, 반 고흐 등 화가의 웬만한 그림보다 비싸게 판매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평가가 많았다. 2000여 점을 남긴 고흐의 최고가 작품은 1990년 8250만달러에 낙찰된 ‘가셰 박사의 초상’이다. 일각에선 “실체가 불분명한 NFT 가격 거품은 곧 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NFT 시장은 그러나 이런 비관론이 무색할 정도로 덩치를 급속히 키우고 있다. 11일 블록체인 데이터 전문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세계 NFT 거래액은 지난해 9500만달러 정도였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건 올해 3분기부터다. 1분기 12억3000만달러로 꿈틀거리던 이 시장은 2분기 12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고개를 들더니 3분기 106억700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퀀텀 점프’를 했다.
◇그림 파일 하나가 780억원에 팔려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 증명서’로 불린다. 그림 파일이나 음악 파일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가 쉬워 원본이란 개념이 약했고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디지털 콘텐츠도 원본을 정하면 가치가 생기고 사고팔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게 NFT다. 이를 가능케 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특정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값을 부여해 원본을 지정하는 한편 위변조 차단 기능으로 소유권을 담보한다.
NFT의 1차 도약기를 이끈 건 디지털 예술이다. “NFT로 내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디지털 예술가의 NFT 발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크리스티·소더비 등 세계적 미술품 경매회사가 NFT 경매에 나서면서 아트 NFT가 예술업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6930만달러에 팔린 비플의 NFT도 크리스티에서 거래된 것이다. 우수 작품을 엄선해 NFT로 거래하게 하는 플랫폼도 속속 등장했다. 아트 블록스(Art blocks)라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아트 블록스는 누적 거래액이 9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NFT 프로젝트 중 2위다.
업계에서 ‘컬렉터블(collectable)’로 분류되는 디지털 아바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립토펑크(CryptoPunks)’,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등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만드는 NFT는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만화 캐릭터다. 하지만 캐릭터마다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고유의 가치가 있고, NFT 수집가 사이에서 수요가 크다 보니 비싸게 팔린다. 일례로 지난 6월 크립토펑크의 ‘#7523’ 캐릭터가 소더비 경매에서 1180만달러에 낙찰됐다. 크립토펑크 내 희귀한 외계인 캐릭터이면서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어 희소성이 커졌다.
◇NFT업계 ‘뜨거운 감자’ 액시 인피니티
최근엔 세계적 열풍을 몰고 온 메타버스가 NFT 성장세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처럼 다양한 사회·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 내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다. 여기에 값을 매겨 안전하게 거래하고 싶다는 욕구를 NFT가 해소해준 것이다.
올 6월부터 NFT 거래액 1위로 올라선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가 이를 잘 보여준다. 액시 인피니티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인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액시’라고 불리는 몬스터 캐릭터를 키우고 다른 게임 이용자와 대결을 벌이는 게임이다. 캐릭터를 교배해 새로운 액시를 만들 수도 있다. 레벨이 높거나 교배를 통해 특이한 성질이 생긴 액시는 인기가 많아 비싸게 팔린다.
이 게임은 처음에 액시 3개를 사야 참여할 수 있다. 액시는 게임 고유의 암호화폐 ‘AXS’로 살 수 있다. 액시 인피니티의 인기로 AXS 가격 자체가 오르자 액시를 처음 살 때 가격도 현재 한 개에 40만~50만원으로 올랐다. 그러자 액시를 많이 보유한 게이머가 초급 이용자에게 본인의 액시를 빌려주고 수익을 올리는 임대업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 게임이 특히 인기가 많은 필리핀에선 액시 임대 아르바이트로 로스쿨 비용을 댔다는 사람이 나올 정도다.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더샌드박스(The Sandbox)’ 같은 메타버스에선 부동산 NFT 거래가 활발하다. 메타버스 내 땅, 건물 등을 NFT로 만들어 사고파는 것이다.
NFT 발행이 쉬워진 점도 거래 활성화에 일조했다. 스스로 만든 디지털 콘텐츠가 있으면 오픈시, 라리블 등 해외 유명 NFT 거래소에서 5~10분이면 NFT를 제작할 수 있다. 국내에선 엔에프팅, 크래프터스페이스 등이 NFT ‘민팅(제작)’을 지원한다.
NFT 시장이 날로 커지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업체 비자는 올 8월 크립토펑크의 NFT 캐릭터 15만달러어치를 매입한 뒤 “NFT 발행, 거래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 기업도 NFT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들어 카카오, 위메이드, 코빗 등이 NFT 사업에 진출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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