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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가 MAMA서 '픽'한 이 옷…'디지털 드레스'로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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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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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수 이효리가 11일 열릴 아시아 최대 음악 시상식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여성 최초 진행자(호스트)로 나선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선 이효리가 MAMA 티저 영상 등에서 입고 나온 코트도 관심을 모았다. 검은 바탕에 적외선 카메라에 찍힌 것 같은 사람 이미지가 새겨진 독특한 옷이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기시감도 들었을 것이다. 최근 가수 선미가 엠넷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파이널 무대 때 입은 상의와 디자인이 같기 때문이다.

이효리와 선미가 선택한 옷은 국내 신진 패션 브랜드 '르 수기 아틀리에(lesugiatelier)'와 메타버스 플랫폼 '오브오티디(OFOTD)'가 협업해서 만든 것이다. 이효리는 11일 MAMA 행사에도 르 수기 아틀리에의 드레스를 입고 나올 예정이다. 그리고 일반인은 이 옷의 '디지털 드레스'를 구매할 수 있다. 자신의 사진을 찍어 보내면 이효리가 입은 것과 같은 옷을 사진 위에 입혀준다. 디지털 드레스를 입은 사진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올릴 수 있다. 옷의 디지털화 작업을 오브오티디가 수행한다.

오브오티디는 작년 설립된 '오스카퓨처라'라는 패션 테크 스타트업이 만든 플랫폼이다. 오스카퓨처라는 오브오티디를 통해 크게 두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신진 패션 디자이너·브랜드와 유명 아티스트를 이어주는 것이다. 패션 시장은 기성 브랜드의 위상이 워낙 확고해 신진 브랜드는 기회를 잡기 어렵다. 하지만 유명 아티스트가 자신의 옷을 입고 SNS에 사진을 올리기만 해도 네임밸류를 확 올릴 수 있다. 그 아티스트가 평소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면 홍보 효과가 극대화된다.

미국 등 해외에선 이런 아티스트 주도의 패션 문화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힙합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 에이셉 라키, 트래비스 스콧 등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가수가 입고 나온 옷은 판매 즉시 완판된다. 이들은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거나 직접 패션 브랜드를 차리기도 한다. 칸예 웨스트가 만든 '이지(YEEZY)'라는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오스카퓨처라가 추구하는 게 이런 신진 브랜드 발굴과 아티스트 주도 패션 문화 정착이다. 이 목표는 어느 정도 가시화하고 있다. 오브오티디가 발굴한 브랜드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효리, 선미뿐 아니라 BTS, 블랙핑크, NCT 등도 오브오티디의 옷을 뮤직비디오, 패션 화보 등에 활용했다.

오브오티디의 두 번째 목표는 디지털 드레스의 대중화다. 최근 메타버스가 큰 주목을 받으면서 가상 패션 사업도 확장되고 있다. 해외에선 디지털 드레스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드레스엑스, RTFKT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3차원(3D) 렌더링 기술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 옷·신발 등을 만들어 판다. 이런 옷 가운데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소재나 기상천외한 디자인도 적지 않다. 소비자는 이런 옷을 '가상 피팅'한 사진을 SNS에 올려 뽐내거나 메타버스 내 아바타에 입혀 활동한다.

가상 옷은 NFT(대체 불가능 토큰)로도 만들어진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에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한 인식값과 희소가치를 부여해 사고 팔 수 있게 한 것이다. 소장 가치가 높다고 여겨지는 가상 옷 NFT는 시장에서 비싸게 팔린다. 최근 NFT 업계 '돌풍의 눈'으로 떠오른 RTFKT의 신발 NFT는 하나에 수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즉 디지털 드레스가 SNS·메타버스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투자 수익을 내는 수단으로까지 용도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지미 오스카퓨처라 대표는 "한국의 MZ세대는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고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세계 경험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디지털 드레스 사업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브오티디는 이달 중순 이효리가 MAMA에서 입은 옷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다음달부터는 오브오티디 플랫폼에서 디지털 드레스 판매 사업을 시작한다. 오브오티디가 파트너십을 구축한 30여개 브랜드를 디지털 드레스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드레스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실물 옷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실물로 비싼 옷을 사기는 부담스럽고 SNS·메타버스 용도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오브오티디는 향후 일부 브랜드 옷은 일반 소비자에게 실물로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스카퓨처라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 투자사 퓨처플레이가 선택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퓨처플레이는 지난해 존스앤로켓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오스카퓨처라에 시드 투자를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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