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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도 대륙급…운만 뗐는데 주가 5배 폭등 [강현우의 베이징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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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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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텐센트 등 빅테크들도 저마다 메타버스 참전
바이두는 10만명 동시접속 메타버스 서비스
'장려냐 규제냐' 고민 빠진 中 당국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빅테크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게임회사나 지식재산권(IPO) 회사들도 저마다 메타버스 진출 방침을 내놓고 있습니다. 증시에선 메타버스라는 이름만 팔아도 주가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중국 메타버스 산업 현황과 관련 주식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타버스 테마지수까지?
몇 번 소개해 드렸던 증권정보업체 둥팡차이푸는 수백 개 테마주 지수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여든 개 종목을 묶어서 지난 9월부터 메타버스 테마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했고요. 1000에서 시작한 지수가 최근 1700을 넘었습니다. 두 달 반 동안 70% 오른 거죠. 그만큼 중국에서도 관심이 뜨겁다고 하겠습니다.

메타버스를 간단히 정의하긴 어려운데, 그래도 비슷한 걸 대보자면 영화 매트릭스를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니오가 깨어나기 전까지 살던 세계가 사실은 가상세계였는데, 그 세계에서 사람들은 아주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했죠.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영화 중에는 스필버그가 감독한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어떤 일까지 벌어질 수 있을까', 이런 상상력을 아주 많이 구현한 영화인데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또 와우(WoW)나 리니지 같은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그런 게임 속 세계를 생각해 보면 메타버스가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세상일 것 같기도 합니다.

메타버스에서 메타는 고대 그리스어로 '어디에서부터 온다', '근본'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게 초월이나 가상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고요. 메타데이터라는 말도 있는데 이건 우리가 지금 보는 데이터를 가져온 근본 데이터라는 뜻이죠. 한국에선 가상세계라고 단순하게 표현하기도 하는데 저는 초월세계가 더 맞는 말인 것 같긴 합니다. 중국에선 근본우주라는 뜻에서 으뜸 원(元)자를 써서 원우주, 위엔위저우(元宇宙)라고 씁니다.

◇빅테크들 속속 참전

메타버스가 구현되는 방식으로는 크게 서너 개가 있다고 합니다. 먼저 포케몬 고 같은 증강현실이 있고요, 아예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가상현실도 있습니다. 실제 세계를 압축해 놓은 구글어스같은 지도도 메타버스의 일종이라 할 수 있고 우리가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공간도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이런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메타버스 기업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에선 소프트웨어 기술이 뛰어난 인터넷 빅테크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최근에 자본금 1000만위안, 약 18억5000만원을 들여서 메타버스 자회사 위엔징성성(元境生生)을 설립했습니다. 우리 식으로 읽으면 원경생생이고요, 원은 원우주의 원이고 경은 경계라는 뜻도 있지만 장소라는 의미도 있으니까 원경이 결국 원우주라고 하겠습니다. 생생은 생생하다는 뜻이고요. 알리바바는 또 알리원우주, 타오바오원우주 같은 상품권도 등록했습니다.

바이두도 올 연말에 메타버스 서비스 시랑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시랑, 한국식으로 읽으면 희양인데 희망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시랑은 소림사도 있는 중국 스타일 메타버스고요, 동시에 10만명이 접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개일인 27일에 시랑에서 AI 개발자 대회인 크리에이트 2021도 연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도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이용자 12억명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갖고 있고 또 세계 최대 게임 회사이기도 하죠. 게임 회사답게 현재 가장 핫한 메타버스 게임회사인 로블록스와 중국 내 판권 독점 계약도 맺었습니다. 텐센트는 지난 9월에 QQ메타버스 QQ뮤직메타버스 같은 메타버스 관련 상표를 100여개 등록했습니다.

틱톡과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는 로블록스의 경쟁사인 리월드라는 회사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규제 리스크는?

중국 주식 투자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이 정부 규제 리스크죠. 메타버스는 가뜩이나 실체가 아직 모호한 개념인데 여기에 개미투자자들이 몰리는 상황이어서 당국에서 경고음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어떤 신산업이 나왔을 때 일단 지켜보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고가 나오긴 하는데 주로 투기나 도박 돈세탁 같은 부작용에 주의를 주는 수준이긴 합니다.

공산당 관영매체 중 하나인 증권시보는 요즘 메타버스 거품론 기사를 심심찮게 내놓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메타버스 테마로 묶인 종목들 중에는 실제 기술이 별로 없는 기업들도 있다", "원론적으로 테마주라는 게 실체가 없는 경우도 많고, 테마 자체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종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선수들에게 털릴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투자하라는 메시지도 내놨고요.

대표 관영매체인 인민일보는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들, 특히 가상 부동산 거래가 돈세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메타버스 부동산은 대부분 암호화폐로 지급되는데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가 불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메타버스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려 하는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오히려 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손놓고 있다가 메타버스도 미국 기업 판이 될 수도 있으니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대응은 해야 할 것이고요.

다소 애매한 분위기에서 지난 11월 초 텐센트 사장인 류츠핑이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중국 정부가 중국에서 메타버스 서비스를 허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중국의 룰을 따라야 하는 만큼 해외의 메타버스 서비스와는 다를 것'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습니다. 텐센트는 지금 중국 당국한테 목줄이 꽉 잡힌 상태인데 사장이 아무 근거 없이 이런 얘기를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중국모바일통신협회 산하에 메타버스산업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지난 10월15일에 정부 허가가 나왔고 11월11일에 발족했는데요. 허가가 나왔다는 것만 봐도 당국의 방침을 읽을 수 있죠. 상급단체인 모바일통신협회부터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같은 국유기업 중심 단체이기도 합니다.

모바일통신협회는 발족식에서 메타버스가 3세대 인터넷이며 글로벌 혁신과 경쟁의 핵심이라고도 표현했습니다. 5G통신, VR AR 웨어러블 블록체인 클라우드 인공지능 이런 중국이 적극적으로 키우는 기술들이 다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메타버스 테마주는?

그럼 지금 중국에서 주목받는 핵심 메타버스 테마주들을 좀 보겠습니다. 생소한 종목이 아주 많습니다. 제가 이 종목들을 찾아본 건 대체 어떤 종목들인지 궁금해서지 꼭 여기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닙니다. 제가 워낙 소심해서 시가총액이 작은 주식들에는 투자를 잘 하지 않고요, 다른 분들께 잘 권하지도 않습니다.

메타버스 테마주 중에 시총이 좀 되는 주식으로는 무선통신기술 기업인 고어텍과 광학기술업체 란스커지 정도가 있습니다. 둘 다 시가총액 1000억위안 이상에 애플 협력사이고 선전증시 상장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국 메타버스 테마주들 중에 실체가 좀 있다고 하면 거의 IT 부품주들이고요, 선전증시에 많이 상장돼 있습니다. 고어텍은 중국식으로 읽으면 꺼얼이고 종목코드 002241입니다. 란스커지는 종목코드가 300433이고, 이렇게 3으로 시작하는 종목들은 촹예반에 소속돼 있어서 외국인 투자는 기본적으로 안 됩니다.

중국에서 메타버스 대표 테마주라고 하면 꼽는 게 완메이스지, 퍼펙트월드라는 종목과 메이성원화, 미성문화라는 종목이 있습니다. 완메이스지는 한국식으로는 완미세계, 완전 아름다운 세계고요, 종목코드 002624입니다.

완메이스지 대표 게임 이름도 완메이스지고요, 한국에서 완미세계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저는 완미세계라는 게임을 해보진 않았는데 한국에서 평가는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고요, 그래도 중국에선 대표 수출 게임이라고 인정받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완미세계가 와우나 리니지처럼 사용자가 대량으로 접속해서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는 MMORPG라는 점 말고는 이 회사가 메타버스 대표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메이성원화는 문화 관련 지식재산권 기업이라고 하는데, 디즈니 애니매이션 관련 캐릭터를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국내에서 캐릭터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서 그걸로 장난감 같은 걸로 확대하는 사업을 하기도 하는 기업입니다. 그래도 중국에선 이런 기업 중에선 선두주자로 꼽힌다고 합니다.

테마주니까 아주 당연히 메타버스 이름만 걸어두고 주가가 급등한 경우도 있습니다. 선전증시 상장사인 중칭바오, ZQ게임스라는 회사는 지난 9월초에 메타버스 게임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주류업체와 손잡고 메타버스 안에서 술을 만드는 게임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6위안이었던 주가가 한때 40위안을 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좀 떨어졌고요. 종목코드 300052입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하는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타무마오라는 회사도 비슷한 시기에 "메타버스 게임을 기대하는 고객층을 충분히 확보했고 개발 전담팀도 구성했다"고 밝힌 다음에 주가가 3위안에서 두 배 정도 올랐습니다. 종목코드는 300459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메타버스가 소비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대세라는 의견도 역시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앞으로 상당 기간은 메타버스가 거품이냐 아니냐 실체가 있냐 없냐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면서 테마도 생명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중에서 어떤 종목은 많이 뛰고 어떤 종목은 상장폐지 수준으로 가고 할 텐데, 여러 부분을 잘 참고하셔서 투자 대상을 골라보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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