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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사진 훔쳐가 '코인 피싱' 계정 만든 사기꾼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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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300% 수익 내준다"
'투자 리딩' 해주고 입금 종용
인스타그램 사진 도용 사기
올 들어 103건…피해액 6억

사진모델로 활동 중인 A씨는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자신의 사진이 담긴 계정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A씨가 만든 적도 없는 계정에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얼굴, 친구, 가족 사진까지 도용당한 것이다. A씨를 사칭한 이 인스타 계정 주인은 자신을 ‘자산관리사’라고 소개하면서 “코로나19로 힘든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코인선물 투자’를 권유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A씨의 사진이 도용된 계정만 200여 개에 달했다. 모두 한 사람이 만든 계정이었다. 급히 ‘내 계정 사칭’으로 신고했지만, 인스타그램 측은 “문제없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씨는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모델들은 인스타그램으로 일감을 받거나 SNS 홍보를 계약조건으로 달기도 하는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일이 줄어 금전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사례처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다른 사람의 사진을 도용해 사기를 벌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기피해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벌어진 사기는 2019년 66건에서 올해 103건으로 늘어났다. 더치트에 신고된 피해액만 2019년 2297만원에서 올해 5억9825만원으로 급증했다.

주로 도용한 사진으로 평범한 주부나 자산관리사인 것처럼 계정을 만들어 투자를 유도하는 식이다. A씨를 사칭한 계정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거론하며 불법 코인 선물거래 사이트를 연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해당 사이트에 5만원을 입금하면 우선 무료로 ‘투자 리딩’을 해준다. 이후 수익이 나면, 100만원 이상의 투자금을 추가 입금하라고 종용한다. “300% 수익을 올려 주겠다”고 유혹도 한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피싱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업을 위장한 유사 다단계 사업을 홍보하는 사례도 있다. 인스타나 블로그를 이용해 홍보 게시글을 쓰면 건당 수익을 지급한다며, 초기 가입금 수백만원을 요구하는 식이다. 신동협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보이스피싱이 SNS 사기로 넘어오면서 사진 도용 피해자도 늘고 있다”며 “누가 내 사진을 도용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피해 규모에 비해 구제책이 미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스타그램 측은 “모바일에는 사용자 편의를 위해 간단한 신고만 가능하게 해놨다”며 “고객센터에 별도의 링크가 있어 이를 통해 신고한다면 구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일반 이용자로선 실효성 있는 신고방법을 알기 어렵다”며 “더욱이 사진을 도용한 계정 하나하나에 대해 모두 피해자가 신고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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