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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드러큰밀러의 조언 "어닝보다 Fed, 유동성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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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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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긴축 예고가 이틀 연속 뉴욕 증시를 끌어내린 가운데 7일(미 동부시간) 투자자들은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전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여파가 전 세계로 이어지면서 중국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 도구를 사용하고 소비 촉진을 위한 조치도 고려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상하이 -1.42%, 선전 -1.65% 등 폭락했습니다. 유럽 증시도 -0.4~0.6% 하락했습니다.

이날 아침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이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협정 초안을 제시했다며 이는 지난달 터키에서 합의한 내용과 다르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 영토처럼 안보 보장 대상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그는 "협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도 또 연단에 섰습니다. 그는 "Fed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뒤처져 있다. 이론적으로는 기준금리가 올해 3.5%로 높아져야 한다"며 더 강한 긴축을 주문했습니다. 기존 "연내 3%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던 주장을 업데이트한 것입니다. 기준금리를 그렇게 올리려면 올해 남아있는 여섯 번의 FOMC 회의에서 모두 50bp씩 올려야 합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불러드 총재는 여러 차례 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장 먼저 제시해온 사람입니다.

이날 새벽 상승하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선물은 '러시아+불러드' 여파로 인해 오전 9시 30분 0.1% 수준의 소폭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경제 지표들은 투자자들의 경기 둔화 우려를 조금은 달래주었습니다. 전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6만6000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20만 건)을 훨씬 밑돌았을 뿐 아니라, 1968년 11월 30일 주에 기록한 16만2000 건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낮은 기록입니다. 1968년은 미국의 노동인구가 지금의 절반도 되지 않았던 때임을 고려하면 정말 '기록적'입니다. 그 직전주 청구 건수도 기존 20만2000건이 17만1000건으로 더 낮게 수정됐습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분명한 메시지는 노동 시장의 극도의 빡빡함을 감안할 때 정리해고의 기준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추세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평평해지고 있다. 청구 건수가 0으로 떨어질 수 없고, 일부 기업은 이런 호황의 정점에 (인력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지나치게 과열된 노동 시장에 대해 '건강하지 않다'(unhealthy)라고 묘사하기도 했었습니다. 사람이 모자라 경제 성장이 어렵고 임금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뉴스에서 확인됐습니다. 월마트는 모자라는 트럭 운전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1년 차 초임을 평균 8만8000달러에서 9만5000~11만 달러로 인상한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월가 은행원 초임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현재 미국 전체적으로는 트럭 운전사가 8만 명가량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소비도 여전히 강하다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고객들의 자사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3월 사용액을 공개했는데요. 전년 대비 11% 증가했습니다. 또 가구당 카드 지출은 연간 기준으로 6.7% 늘었습니다. 지출액 증가의 일부 요인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인상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소비가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평가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연구소의 데이비드 틴슬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높은 에너지 및 식품 가격으로 인한 역풍에 직면해 있다.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거의 50%나 올랐다”라면서도 "그들의 대차대조표는 폭풍우가 너무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면 이를 견뎌낼 만큼 충분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업들이 내놓는 실적도 나쁘지 않습니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리바이스는 주당순이익(EPS) 46센트를 기록해 예상 42센트를 넘었고, 매출도 15억9000만 달러로 예상 15억5000만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리바이스는 올해 러시아 철수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11~13% 늘 것으로 봤습니다. 코스트코의 3월 매출은 12.7% 증가(휘발유 제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 9.2%를 크게 넘은 것이지요. 또 아시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매출 17%, 영업이익 50% 증가했다고 밝혔고요. 유럽에서도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작년 이익이 27% 증가했고, 올해도 매출 및 이익이 10%대 초반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부정적 시각도 당연히 있습니다.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켄트로위츠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금리는 향후 기업 이익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경기민감주를 피하라"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장은 오후 12시 50분께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1.4% 넘게 떨어지던 나스닥은 오후 2시 50분께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다우는 0.25%, S&P500 지수는 0.43% 올랐고 나스닥은 0.06% 강보합세로 마감됐습니다.

별다른 뉴스는 없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단기 급락하다 보니 기술적 반등이 나왔다"라면서 "장 막판 15분간 매물이 쏟아져 반등이 큰 폭으로 이뤄지진 못했다. 여전히 Fed의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커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는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S&P는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반등했고,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에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5.7bp 상승한 2.655%에 거래됐습니다. 30년물은 2.72%까지 뛰었습니다. 둘다 2019년 3월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반면 2년물은 이날도 하락했습니다. 2bp 떨어진 2.466%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이에 따라 2년/10년물 스프레드는 19bp나 벌어졌고,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장기 금리는 오르고 단기가 내리는 건 시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양적 긴축(QT)이라는 얘기입니다.

스탠리 드러큰밀러는 뉴욕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자 중의 한 명입니다. 지난 30년 이상 한 해도 빼지 않고 플러스 수익률을 올린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운용액도 수십억~수백억 달러 규모로 매우 큽니다.
드러큰밀러는 2015년 연설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 두 가지를 공개했습니다. 과거 자신의 멘토가 알려준 것이라며 "그는 지금부터 18개월 후의 상황을 시각화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것이 무엇이든 지금 가격이 아니라 미래 가격이 있을 곳을 생각하라고 가르쳤다"라면서 "절대, 절대 현재에 투자하지 말라. 회사가 얼마를 벌고 있고 과거 얼마를 벌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전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 이익이 아니라 Fed다. 무엇을 하든 Fed에 집중하고 유동성의 움직임에 집중하라. 시장의 대부분은 기업 이익과 전통적 지표들을 찾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건 유동성"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러큰밀러의 말을 믿는다면 앞으로 18개월 후, 즉 내년 말 유동성(통화정책)과 미국 경기가 중요합니다.
유동성에 대해선 월가의 시각이 엇갈립니다. 도이치뱅크의 헨리 앨런 전략가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Fed가 연간 100bp만 올렸던 2015년이나 그보다 조금 더 강했던 2018년과는 매우 다를 것 같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점차 깨닫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리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BMO는 "역사를 보면 Fed의 긴축 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 시장은 최종적으로 실제 긴축되는 정도보다 더 많은 기준금리의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는 실수를 저질러 왔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ING는 "Fed가 급속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정책 실수의 가능성이 커졌다"라면서 "Fed가 다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Fed가 그렇게 앙망하는 대차대조표 감축도 내년 말이면 종료해야 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미나 락다왈라-플린 글로벌 자산운용 공동 대표는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웰스 서밋(Bloomberg Wealth Summit)에서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바로 지금 정점에 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하면 Fed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BCA리서치는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완화될 것이며, 이는 Fed가 적당한 긴축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된 3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223.5로 전달(231.3)보다 3.3% 하락했습니다. 중고차는 지난 1년간 40%나 폭등해 소비자물가(CPI)를 8% 근처까지 폭등시킨 주범인데, 두 달 연속 내림세가 이어진 것입니다.
당분간 이런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입니다. T3라이브닷컴의 스캇 레들러 분석가는 CNBC 인터뷰에서 "나는 S&P500 지수가 박스권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더 높은 금리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는 복잡한 뉴스, 공급망 혼란이 여전한 가운데 나오는 어닝 등을 흡수해야 한다. 우리는 한 번도 겪지 않은 곳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S&P500 지수는 3월 29일 최고가인 4637이 1분기 어닝시즌을 통과하면서도 최고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2월 저점이던 4111까지 내려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4400선에서 다시 테스트할 것이고, 그 밑으로 떨어진다면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 전략헤드는 "2분기 여전히 많은 변동성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1월부터의 내림세가 여전히 강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3월 후반에 보았던 반등을 많이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는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주가가 높은 주식이 50%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S&P500 지수는 3월 15일에 21일 이동평균선인 4345를 넘었고 순식간에 300포인트를 뛰어 3월 29일 4637을 찍었다. 이런 반등은 이제 끝난 것처럼 느껴지며 트레이더들은 관망하고 있다. 다음 저항선은 200일 선인 4406이다. 모멘텀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올해 나의 예측은 6, 7월에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1분기 이후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의 보고서를 요약합니다.

"Fed와 싸우지 말라" - 투자자들은 Fed가 상승할 때뿐 아니라 하락할 때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Fed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대차대조표를 4조 8000억 달러 불렸고, 미국 정부는 5조 5000억 달러의 경기 부양책을 집행했다. 20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GDP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부양책이 쏟아졌다. 팬데믹 기간 주식뿐 아니라 주택, 자동차, 보트, 암호화폐, 예술품, NFT 등과 함께 주식 가격이 모두 오른 주요 동인이다. 이제 Fed의 점도표는 2년 이내에 10번 이상 금리 인상을 제시하고 있고, 5월 5일에는 50bp 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에서 수조 달러 감축을 시작할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2023년 기본 사례다. 우리는 Fed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쉬운 돈을 다루는 데 예상보다 더 공격적이기 때문에 향후 1~2년 동안 S&P500 지수가 최소 20%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인플레이션(CPI)이 5%를 넘을 때마다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유가가 이전 2년 평균(지금 54달러)의 두 배가 될 때마다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13번의 침체 중 10번은 Fed의 긴축 사이클이 선행됐다 △13번의 침체 중 10번은 2년/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됐다. 이들 요인은 침체를 예측하는 뛰어난 과거 기록이 있고, 이들 요인은 현재 모두 발생했다.

하락하는 동안에도 몇 차례 약세장 랠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4월 초부터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할 때 여러 차례 부정적 사전 발표를 내놓고 가이던스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또 5월 4일부터 Fed가 50bp 이상 인상할 것으로 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에너지와 농산물 공급에 차질을 빚어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높일 가능성이 크며, 2023년 미국 경기의 침체 위험을 증가시킨다.
우리는 경제 재개에서 수혜를 보는 기업, 좋은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가진 기업, 성장주지만 주가가 합리적인 기업, 평균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기업 등을 좋아한다.
1) 데이터센터, 사무실 기업 및 5G 인프라 기업
2) 경제 재개 : 항공사, 크루즈, 여행, 승차 공유 및 데이트 서비스
3) 높은 금리의 혜택을 받을 은행
4) 대체에너지

우리는 경제 재개로 PC, 스마트폰 등 팬데믹 수혜자들은 역풍을 맞게 될 것으로 본다. 이들은 고객이 이미 대체재를 샀을 수 있고, 소비자 수요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수요도 실망스러울 수 있다. 마침내 기다리던 부품을 얻을 수 있게 되겠지만 재고가 쌓일 가능성이 있다.

높은 시장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장기 포지션을 중심으로 거래하고 매일 데이터를 평가한다. 통계적으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즉 급등 시 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하락 시 매도 포지션을 축소한다. 주가와 정보는 매일 변하고 우리도 변한다. 올해 S&P가 최소 20% 하락하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17가지 기술 지표가 시장이 과매도 상태임을 나타낼 때는 공매도보다 매수를 더 많이 할 것이다. 이렇게 매일 거래할 시간이 없는 개인 투자자는 향후 1~2년 동안 인플레이션, Fed의 긴축 및 경기 둔화가 진행될 때까지 현금을 갖고 있는 게 좋다.

현금은 올해 들어 우리가 선택한 상위 5개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현금은 특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환경에서 끔찍한 투자이지만,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면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20% 이상 잃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으로 6~7%를 잃는 것이 낫다. Fed가 인플레이션 곡선보다 훨씬 뒤처져 있으므로 긴축을 시작하면 밸류에이션에 거품이 얼마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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