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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업비트 출시 직후 두나무 손자회사는 '코인 리딩방' 운영했다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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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기사출처
2018년 1월에 '코인 리딩방' 광고로 고객 유치
업비트 출시 직후 시기와 겹쳐…'이해관계 상충'지적

두나무 손자회사 트리거, 최근까지 코인 투자 리딩
두나무 "리딩방 운영 몰랐다…인지 후 지분 모두 매각"임직원 평균 연봉 3억9294만원, 영업이익 3조2000억원(2021년). 국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손자회사가 적어도 2018년 초부터 코인 리딩방을 운영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말 두나무가 업비트를 정식 출시했던 시기와 겹친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손자회사를 통해 오랜 기간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유사투자자문 행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두나무가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면 '이해관계 상충' 문제를 방치했다는 의미이고, 인지하지 못했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2018년 1월부터 등장한 두나무 손자회사의 '코인 카톡방' 광고
(사진=2018년 1월 당시 두나무의 손자회사 트리거가 국내 한 경제지에 송출한 코인리딩방 홍보 기사)

20일 한경미디어그룹의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블루밍비트 단독 취재에 따르면 두나무의 손자회사 '트리거'는 2018년 1월 국내 한 경제지를 통해 '코인도 리딩이 돼? 신청자 37만명'이라는 제목의 홍보 기사를 내보냈다.

트리거는 해당 기사에서 "코인시장을 미리 예측한 전문가! 신뢰도와 실력 확실하게 인정받은 이 전문가가 직접 공개하는 추천 코인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입장 후 확인해보자"라는 문구로 자사의 코인 리딩방(카톡방)을 홍보했다. '상트리거'라는 투자전문가 사이트와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접속을 유도하는 링크도 함께 실렸다.

링크를 통해 '상트리거' 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 이라는 메시지만 표기됐다. 기사에서 홍보한 카카오톡 채팅방도 이미 폐쇄돼 내용이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코인 리딩방 홍보 기사를 송출한 '상트리거' 투자전문가 사이트의 도메인 소유자는 두나무의 손자회사였던 트리거로 드러났다. 또 두나무의 자회사 퓨쳐위즈가 트리거에 리딩 서비스 운영 호스트(서버)를 제공해 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상트리거' 도메인의 상세 정보 화면(사진=후이즈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두나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퓨쳐위즈는 트리거에 단순히 호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다"며 "당시 트리거가 증권 관련 유사투자자문업을 하는 회사로 알고 호스트 서비스를 계약했고, 추가로 코인까지 다루게 된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트리거는 2018년부터 코인 리딩방 뿐만 아니라 코인 전문가 강의도 함께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3월 13일 트리거 웹사이트 공지사항에 게시된 야간 무료 카톡 강연회 일정을 보면 '코인박대표'라는 코인 전문가의 강의가 보인다.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트리거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윤수석, 스톡마블, 김프로 등 코인 전문가들의 전문가 카톡방이 소개돼 있었다.4년 가량 코인 단톡방을 운영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셈이다.
(좌) 2018년도 트리거 홈페이지 게시글 / (우) 올해 4월 초 트리거 홈페이지 메인 화면

◇ '코인 단톡방' 흔적 지우기?…두나무 "오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조치"

두나무는 해당 의혹이 확산되자 발빠르게 움직였다. 앞서 언급된 상트리거의 도메인 역시 2016년 4월 1일 최초 등록됐으나 지난 4월 1일 갑작스럽게 사용이 중단됐다.

의혹이 불거진 당시 두나무는 트리거의 코인 리딩방 운영 시점과 관련해 "트리거는 원래 유사투자자문업을 운영하던 곳으로, 최근 들어 가상자산 분야를 사업 영역에 추가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트리거의 코인 리딩방 운영은 최근 추가된 것이 아니며, 업비트의 출범 시점과 맞물리는 2018년도부터 시작된 것이다.

두나무는 이날 블루밍비트와의 전화통화에서 2018년 1월 트리거가 코인 리딩방 운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2018년 1월 트리거 직원 중 한 명이 가상자산 유사투자자문을 시작했다가 사업성이 없어 곧 종료했다"며 "그 이후 트리거에서 가상자산 유사투자자문 서비스가 언제 다시 시작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두나무는 지난 15일 국내 한 언론사에서 트리거의 코인 리딩방 운영 의혹을 제기하자 퓨쳐위즈가 보유한 트리거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퓨쳐위즈가 보유한 트리거 지분 중 15%를 3월에 먼저 매각했고, 이후 매수자를 찾지 못해 남아있던 25%는 관련 보도 당일 전부 매각했다"며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코인 리딩방 운영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팔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몇 주간 보유했던 지분을 보도 당일 급하게 팔았다는 점에서 '부실 매각' 혹은 '지인 매각'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두나무 측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두나무 관계자는 "지분을 매각한 주체는 퓨쳐위즈로, 누가 매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지인한테 매각됐다는 의혹에 대해 들어본 바는 없다"고 말했다.

장기간 운영되던 코인 리딩방이 지분 매각과 함께 지난 1일 모든 서비스를 돌연 종료한 사실에 대해서는 "은폐가 아닌 단순 서비스 종료"라고 밝혔다. 두나무 관계자는 "트리거가 운영하던 코인 리딩방이 최근에 모습을 감춘 것은 그저 서비스를 문 닫은 것 뿐"이라며 "은폐하거나 관련 인물이 잠적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리거가 코인 리딩방을 운영한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좀 더 빠른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엄격히 금지 및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나무가 상당기간 이해상충 문제를 방치했다는 점이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손자회사의 리딩방 운영을 방치한 것은 미공개 정보의 이용이나 불건전영업행위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트리거가 코인 리딩방을 상당 기간 운영을 했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두나무가 그만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양한나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
이지영 블루밍비트 기자 jeeyoung@bloomingbit.io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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