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미 동부 시간)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는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침체 걱정은 좀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너무 뜨겁다는 겁니다. 이런 소비가 이어지면 인플레이션은 쉽게 잡히지 않을 수 있고, 미 중앙은행(Fed)은 더 강하게 긴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롬 파월 의장은 "성장률은 낮아져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밤새 중국에서는 전날과 달리 긍정적 소식들이 전해졌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사흘째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봉쇄가 해제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섰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중국 기술주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3월 중국 기술주에 대해 '투자 불가'라고 했던 JP모건이 텐센트 알리바바 등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확대로 높인 것도 호재로 인식됐습니다.
미국에서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9%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1% 증가)을 소폭 밑돌았지만, 3월 수치가 0.5% 증가에서 1.4% 증가로 크게 수정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치로 평가됐습니다. 4월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0.3% 증가)을 감안해도 0.6%나 늘어난 것입니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판매가 2.2%로 가장 크게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주유소 판매가 2.7% 감소했습니다. 월가가 주시하는 바와 레스토랑 소비는 2% 증가했습니다. 소매판매에 포함된 유일한 서비스로, 서비스 지출이 많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지출의 강세를 감안할 때 미국 경제가 침체가 임박했다는 추측은 잘못된 거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4월 산업생산도 전달보다 1.1% 증가했습니다. 예상치인 0.5% 상승을 웃돈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산업생산은 4개월 연속 0.8% 이상 올랐습니다. 특히 가동률도 전월의 78.2%에서 4월의 79%로 상승했습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80% 이상은 과열 수준입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0.8% 증가했고 특히 자동차 및 부품 생산이 3.9% 늘어 차량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 석유와 천연가스 등 광업 생산도 1.6% 증가했습니다.
홈디포의 1분기 실적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4.09달러로 월가 추정치 3.68달러에 크게 상회했고,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3.8% 늘어난 389억 달러를 기록해 예상(368억3000만 달러)보다 많았습니다. 가이던스도 높였습니다. 올해 매출 증가율을 3%로 높였고, 주당순이익은 한 자릿수 중반대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테드 데커 최고경영자(CEO)는 높아진 모기지 금리에 대해 "소비자들이 새집을 구매하기보다 낮은 고정금리의 기존 집에 살면서 리모델딩하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월마트의 1분기 실적(~4월 29일)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EPS가 1.30달러로 월가 예상치(1.48달러)를 11.56% 밑돌았습니다. 영업마진은 3.8%에 그쳐 30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난 1415억7000억 달러로 예상(1389억4000만 달러)을 상회했습니다. 월가는 2% 미만 상승을 점쳤었습니다. 브렛 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유가 급등, 인건비 상승, 공급망 불안 등의 요인이 회사 운영에 크게 부담이 됐다"라며 "코로나 확진자 복귀가 늘어 부분적으로 인력 과잉을 초래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필수적으로 사야 하는 음식물 가격이 크게 오르자, 다른 일반 상품의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마트는 이날 주가가 11.4% 폭락했습니다. 월마트는 그동안 경기 방어 주로 꼽히며 올해 들어 2% 이상 상승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주가 하락 폭이 더욱 컸을 겁니다.
다만 월마트는 올해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순 매출이 약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종전엔 3%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매출이 여전히 늘어날 것이라는 월마트 측의 전망은 그나마 소비 감소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잠재웠습니다.
소매판매 등 줄줄이 발표된 지표와 실적에 투자자들은 잠시 침체 걱정을 잊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오름세인 소매판매와 유통업체 실적은 미국 소비자들이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을 버텨내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6~1.5%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까지 조금씩 상승 폭이 떨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금리가 치솟은 탓입니다. 강력 경제 지표가 나오자, Fed가 긴축을 더 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진 것입니다.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께 11.8bp나 폭등해 2.698%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2.711%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10년물은 10bp 오른 2.980%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2.988%까지 오르면 다시 3%대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1, 2분기 경제 성장률도 상향 조정될 것이다. 소매판매가 관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미국이 경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보기는 어렵다"라면서 "그러나 경제가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것도 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4월 경제 지표는 견실하게 나왔다.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이런 수치들은 약간 낮아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스콧 클레먼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경제가 너무 강하다"라며 "2023, 24년에 어딘가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나온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지표는 미래가 아닌 과거를 보여주는 후행 지표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지표는 후행지표라서, 현재 경기가 좋다는 것을 확인만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0년물 금리는 3%를 향해 올랐지만 3%를 넘지는 못한 것 같다. 금리가 3%를 못 넘을 것 같으니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같이 경기 둔화가 우려될 때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등 선행지표를 좀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을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습니다. 마침 파월 의장은 오후 2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선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하락하는 걸 볼 필요가 있다"라며 "우리는 그것을 볼 때까지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을 보지 못한다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광범위하게 이해되는 중립 수준을 넘어서는 것을 포함한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데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은 “실업률이 몇 틱만 상승한다면 여전히 강력한 노동 시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소매판매 등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가 강하다.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견딜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면서 "성장률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하락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연착륙과 관련해, "그럴듯한 길이 있고 도전적일 것이겠지만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소프트랜딩이 아니라 소프티시 랜딩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그 과정이 약간 울퉁불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6, 7월 다음 두 번의 회의에 50bp를 인상하는 방안을 다시 언급하면서 "경제가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움직인다면 50bp 인상이 테이블 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좀 더 빨리 금리를 올리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Fed의 긴축에 대한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 시장이 반응하는 데 대해 "우리가 경제에 대해 말하는 방식에 따라 금융 시장이 미리 반응하는 것을 보는 것은 좋다"라면서 "결과적으로 금융여건이 전반적으로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뒤 채권 금리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도 상승 폭을 확대했습니다. 1%대 중반 수준으로 오르던 나스닥 지수는 2%대 중반으로 치솟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1.34%, S&P500 지수는 2.02% 올랐고 나스닥은 2.76%나 급등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이 처음에는 '인플레이션을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내리겠다'라며 매파적으로 발언했지만, 그 이후 시장 위험을 조장하는 몇몇 발언을 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경제가 덜 완화적 정책을 잘 견뎌낼 것" "강한 노동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지금의 금융 시장 긴축 수준에 만족하는 듯하게 보인 게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봅니다. 지난주 메리 델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처럼 "긴축여건의 추가적 긴축을 보고 싶다"라고 밝히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바이탈 날리지는 "Fed는 지금 시장에 반영된 기대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시장은 파월의 발언에서 뭔가 (덜 긴축적으로) 바뀌는 걸 찾으려는 것 같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파월만 나오면 올랐던 것을 회상하며 반복하지 말고 더는 통화정책의 망령에 기대는 것을 멈춰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 대여섯 명이 발언대에 섰지만 최근 이들은 "향후 두 번 50bp를 올리겠다"라는 발언만 반복하고 있어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파월 의장도 비슷했습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가 단기에 오지는 않을 것인 만큼 조심스럽게 반등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나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전략가는 "강세론자(bull)나 약세론자(bear) 모두 주가의 잠재적 반등에 동의하고 있다. S&P500의 계속되는 반등, 지수가 아마도 4200, 최대 4300 넘는 정도까지 오를 기회를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애플 등 빅테크 주식을 대규모 청산을 확인해주는 타이거홀딩스의 13F 서류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5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현금 비중이 6.1%로 2001년 9·11사태 이후 최고)를 볼 때 주식 비중이 가볍다는 점도 이런 반등 아이디어를 지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LPL리서치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52주 최저까지 떨어진 뒤 사흘 동안 2% 반등했다"라면서 "과거 2009년 3월, 2020년 3월에도 그랬다"라고 말했습니다. 2009년 3월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점을 찍었던 때이고, 2020년 3월은 팬데믹 때 저점을 기록했던 시점입니다.
하지만 비관론자가 여전히 조금 더 많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도 그렇고요. 울프리서치의 크리스 센약 수석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방어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반등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밤새 중국에서는 전날과 달리 긍정적 소식들이 전해졌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사흘째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봉쇄가 해제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섰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중국 기술주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3월 중국 기술주에 대해 '투자 불가'라고 했던 JP모건이 텐센트 알리바바 등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확대로 높인 것도 호재로 인식됐습니다.
미국에서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9%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1% 증가)을 소폭 밑돌았지만, 3월 수치가 0.5% 증가에서 1.4% 증가로 크게 수정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치로 평가됐습니다. 4월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0.3% 증가)을 감안해도 0.6%나 늘어난 것입니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판매가 2.2%로 가장 크게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주유소 판매가 2.7% 감소했습니다. 월가가 주시하는 바와 레스토랑 소비는 2% 증가했습니다. 소매판매에 포함된 유일한 서비스로, 서비스 지출이 많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지출의 강세를 감안할 때 미국 경제가 침체가 임박했다는 추측은 잘못된 거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4월 산업생산도 전달보다 1.1% 증가했습니다. 예상치인 0.5% 상승을 웃돈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산업생산은 4개월 연속 0.8% 이상 올랐습니다. 특히 가동률도 전월의 78.2%에서 4월의 79%로 상승했습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80% 이상은 과열 수준입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0.8% 증가했고 특히 자동차 및 부품 생산이 3.9% 늘어 차량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 석유와 천연가스 등 광업 생산도 1.6% 증가했습니다.
홈디포의 1분기 실적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4.09달러로 월가 추정치 3.68달러에 크게 상회했고,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3.8% 늘어난 389억 달러를 기록해 예상(368억3000만 달러)보다 많았습니다. 가이던스도 높였습니다. 올해 매출 증가율을 3%로 높였고, 주당순이익은 한 자릿수 중반대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테드 데커 최고경영자(CEO)는 높아진 모기지 금리에 대해 "소비자들이 새집을 구매하기보다 낮은 고정금리의 기존 집에 살면서 리모델딩하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월마트의 1분기 실적(~4월 29일)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EPS가 1.30달러로 월가 예상치(1.48달러)를 11.56% 밑돌았습니다. 영업마진은 3.8%에 그쳐 30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난 1415억7000억 달러로 예상(1389억4000만 달러)을 상회했습니다. 월가는 2% 미만 상승을 점쳤었습니다. 브렛 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유가 급등, 인건비 상승, 공급망 불안 등의 요인이 회사 운영에 크게 부담이 됐다"라며 "코로나 확진자 복귀가 늘어 부분적으로 인력 과잉을 초래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필수적으로 사야 하는 음식물 가격이 크게 오르자, 다른 일반 상품의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마트는 이날 주가가 11.4% 폭락했습니다. 월마트는 그동안 경기 방어 주로 꼽히며 올해 들어 2% 이상 상승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주가 하락 폭이 더욱 컸을 겁니다.
다만 월마트는 올해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순 매출이 약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종전엔 3%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매출이 여전히 늘어날 것이라는 월마트 측의 전망은 그나마 소비 감소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잠재웠습니다.
소매판매 등 줄줄이 발표된 지표와 실적에 투자자들은 잠시 침체 걱정을 잊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오름세인 소매판매와 유통업체 실적은 미국 소비자들이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을 버텨내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6~1.5%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까지 조금씩 상승 폭이 떨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금리가 치솟은 탓입니다. 강력 경제 지표가 나오자, Fed가 긴축을 더 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진 것입니다.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께 11.8bp나 폭등해 2.698%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2.711%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10년물은 10bp 오른 2.980%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2.988%까지 오르면 다시 3%대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1, 2분기 경제 성장률도 상향 조정될 것이다. 소매판매가 관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미국이 경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보기는 어렵다"라면서 "그러나 경제가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것도 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4월 경제 지표는 견실하게 나왔다.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이런 수치들은 약간 낮아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스콧 클레먼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경제가 너무 강하다"라며 "2023, 24년에 어딘가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나온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지표는 미래가 아닌 과거를 보여주는 후행 지표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지표는 후행지표라서, 현재 경기가 좋다는 것을 확인만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0년물 금리는 3%를 향해 올랐지만 3%를 넘지는 못한 것 같다. 금리가 3%를 못 넘을 것 같으니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같이 경기 둔화가 우려될 때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등 선행지표를 좀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을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습니다. 마침 파월 의장은 오후 2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선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하락하는 걸 볼 필요가 있다"라며 "우리는 그것을 볼 때까지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을 보지 못한다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광범위하게 이해되는 중립 수준을 넘어서는 것을 포함한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데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은 “실업률이 몇 틱만 상승한다면 여전히 강력한 노동 시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소매판매 등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가 강하다.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견딜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면서 "성장률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하락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연착륙과 관련해, "그럴듯한 길이 있고 도전적일 것이겠지만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소프트랜딩이 아니라 소프티시 랜딩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그 과정이 약간 울퉁불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6, 7월 다음 두 번의 회의에 50bp를 인상하는 방안을 다시 언급하면서 "경제가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움직인다면 50bp 인상이 테이블 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좀 더 빨리 금리를 올리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Fed의 긴축에 대한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 시장이 반응하는 데 대해 "우리가 경제에 대해 말하는 방식에 따라 금융 시장이 미리 반응하는 것을 보는 것은 좋다"라면서 "결과적으로 금융여건이 전반적으로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뒤 채권 금리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도 상승 폭을 확대했습니다. 1%대 중반 수준으로 오르던 나스닥 지수는 2%대 중반으로 치솟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1.34%, S&P500 지수는 2.02% 올랐고 나스닥은 2.76%나 급등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이 처음에는 '인플레이션을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내리겠다'라며 매파적으로 발언했지만, 그 이후 시장 위험을 조장하는 몇몇 발언을 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경제가 덜 완화적 정책을 잘 견뎌낼 것" "강한 노동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지금의 금융 시장 긴축 수준에 만족하는 듯하게 보인 게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봅니다. 지난주 메리 델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처럼 "긴축여건의 추가적 긴축을 보고 싶다"라고 밝히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바이탈 날리지는 "Fed는 지금 시장에 반영된 기대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시장은 파월의 발언에서 뭔가 (덜 긴축적으로) 바뀌는 걸 찾으려는 것 같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파월만 나오면 올랐던 것을 회상하며 반복하지 말고 더는 통화정책의 망령에 기대는 것을 멈춰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 대여섯 명이 발언대에 섰지만 최근 이들은 "향후 두 번 50bp를 올리겠다"라는 발언만 반복하고 있어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파월 의장도 비슷했습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가 단기에 오지는 않을 것인 만큼 조심스럽게 반등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나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전략가는 "강세론자(bull)나 약세론자(bear) 모두 주가의 잠재적 반등에 동의하고 있다. S&P500의 계속되는 반등, 지수가 아마도 4200, 최대 4300 넘는 정도까지 오를 기회를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애플 등 빅테크 주식을 대규모 청산을 확인해주는 타이거홀딩스의 13F 서류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5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현금 비중이 6.1%로 2001년 9·11사태 이후 최고)를 볼 때 주식 비중이 가볍다는 점도 이런 반등 아이디어를 지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LPL리서치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52주 최저까지 떨어진 뒤 사흘 동안 2% 반등했다"라면서 "과거 2009년 3월, 2020년 3월에도 그랬다"라고 말했습니다. 2009년 3월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점을 찍었던 때이고, 2020년 3월은 팬데믹 때 저점을 기록했던 시점입니다.
하지만 비관론자가 여전히 조금 더 많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도 그렇고요. 울프리서치의 크리스 센약 수석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방어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반등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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