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 시대에 주목해야 할 산업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정KPMG는 6일 '메타버스 시대,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게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유통·소비재 △모빌리티 △IT 등 5대 산업군의 동향과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게임 산업에서는 메타버스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테크기업과의 인수합병(M&A)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꼽혔다. 게임 산업 내 메타버스에서의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시스템을 의미하는 '메타노믹스' 구현을 위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글로벌 게임형 메타버스 디센트럴랜드와 더샌드박스 내에서는 이용자가 NFT(대체불가토큰)로 등록된 가상 부동산을 거래하거나 콘텐츠를 만들어 팔 수 있으며, 전 세계 유명 패션, 모빌리티, 금융 등 브랜드가 플랫폼 내 매장을 열거나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외 게임사 또한 블록체인 기반의 NFT에 암호화폐를 결합한 P2E(Play to Earn) 게임 개발 등에 적극 투자하면서 메타노믹스 생태계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은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협력을 통한 가상 공간 구축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가상공간에서의 콘서트, 팬사인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고,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 에스파의 가상 아바타인 '아이(ae)'를 구현하여 현실과 SM 메타버스 세계관(SMCU) '광야'에서 함께 교류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이 비즈니스 기회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IP(지식재산권) 확보, 팬덤 커뮤니티 강화와 NFT 관련 면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통·소비재 기업은 메타버스를 통해 소비자의 디지털 경험을 강화하고, 소비자가 가상에서 제품을 경험하여 구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소비자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경험을 수용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변모했으며, 메타버스를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 강화에 활용하는 유통·소비재 기업 사례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유통·소비재 기업은 메타버스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각각의 가치를 융복합하는 O4O(Online for offline, Offline for Online) 전략을 구현해 나가야하며, 메타버스 관련 법적·제도적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완성차업체, 플랫폼, IT 인프라, 콘텐츠 부문 등 다양한 축에서 메타버스가 도입·활용되며 차량은 점차 IT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은 ICT 기업과의 협업으로 차량 내 메타버스 환경 구현의 근간이 되는 고성능 IT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는 2021년 6월 발표한 차량 '모델S 플래드'에 반도체업체 AMD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며 다양한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인포테인먼트 요소 중 특히 콘텐츠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국내 대표 콘텐츠기업 CJ ENM 및 티빙(TVING)과 차량용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서비스 제휴를 맺으며 콘텐츠 강화에 나선 바 있다.
IT 기업은 몰입감 높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제품 개발에 크게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 글라스, HMD(Head Mounted Display) 개발을 앞다투어 하고 있다. 현재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메타 자회사 오큘러스의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MR 스마트 글라스 '홀로렌즈'는 업그레이드된 기술이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다. 그 외에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도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토큰 1개당 각각 다른 가치를 가진 디지털 자산을 의미하는 NFT는 메타버스와 성장 궤도를 같이 하고 있다. 메타버스 내 경제 시스템을 지탱해주고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거래하기 위해 NFT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NFT 시장조사 기관 논펀저블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NFT 총 거래액은 176.9억 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200배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무형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게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가 NFT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NFT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올해에도 다수의 NFT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끊임없는 실험 과정 속에서 NFT의 산업적 가치는 증폭될 것이다. NFT의 가능성과 한계를 인지하고 NFT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를 직접 만들어 가야할 시점이다.
테크산업 전문가인 안창범 삼정KPMG 전무는 "메타버스에 발을 딛는 기업은 우선 메타버스에 대한 기업 고유의 관점을 정의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어떤 방식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활용할지, 기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제공되어 온 고객경험과 어떤 차별성을 부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 전략, NFT 활용전략, 메타버스 머니타이제이션(Monetization) 전략 등의 구체화를 통해서 성공적인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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