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분기 실적 에너지 빼곤 '먹구름'… 2020년 4분기 이후 최저

미국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이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S&P500 기업들의 2분기 이익 증가율이 2020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4%의 증가율을 기록한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 들어 18% 이상 하락한 S&P500 지수의 반등을 이끌기에는 이번 어닝시즌의 동력이 부족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S&P500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추정치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2분기 실적 추정치가 낙관적이라는 이유다. 팩트셋이 집계한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률 추정치는 12.4%로 최근 5년 평균을 웃돌고 지난 1분기보다도 높다. 2분기 어닝시즌의 초기 주자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표를 내놓을 경우 이를 반영해 실적 추정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공급망 병목, 강(强) 달러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해외 실적 감소,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와 운송비 상승 등이 기업 실적을 짓누르는 대표적 요인이다.

월가에서는 S&P500 지수에 편입된 산업군 중 에너지업종만이 2분기에 뚜렷한 이익 성장세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에너지업종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6%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금융업종의 2분기 순이익은 23.3%, 비필수 소비재는 7.8%, 유틸리티는 4.6% 감소한 것으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추정했다.

이번 주에는 식품제조회사 펩시코(12일), 델타항공(13일), 은행 JP모간체이스와 모건스탠리(14일), 은행 웰스파고·씨티그룹과 투자회사 블랙록(15일) 등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이 실적 발표일에 향후 경제 전망을 어떻게 언급할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