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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긴축나선 유럽…빅스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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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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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actii / Shutterstock.com>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현지시간) 1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 ECB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0%) 금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강(强)달러로 인한 유로화 약세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은 지난달 예고한 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다음달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도 긴축 나선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CB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에서 “7월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수신금리 등 3개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 된다.




ECB는 또 “추가 금리 인상은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ECB 통화정책회의 내부에서도 ‘점진적’이라는 말이 반드시 ‘천천히’라는 뜻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0.25%포인트 인상하면 현재 연 -0.50%인 수신금리가 연 -0.25%로 인상되는 데 그쳐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ECB가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인상폭을 0.5%포인트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유럽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8.6% 폭등하자 통화정책회의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는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올렸다. 오는 27일에도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미국과의 금리차를 축소시키기 위해서는 ECB도 금리 인상폭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부담


블룸버그통신이 경제전문가 28명을 상대로 최근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22명은 ECB의 통화정책이 경제 상황 전개와 비교해 늦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은행 ING의 한 거시경제 전문가는 “지난달 유로존 19개국 중 무려 9개국이나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찍었다”며 “ECB가 작년 말부터 서서히 긴축 분위기로 전환한 건 너무 소심했고 또 늦었다”고 지적했다.


ECB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보다 더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를 직접적으로 떠안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식량, 에너지 등 생활필수품 가격 폭등세는 정치적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을 상대로 에너지 공급을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겔의 마리아 데메르치스 부소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ECB는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면서도 “에너지 위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어 유로존 부채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2011년 7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유럽 내 부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같은 해 11월 다시 금리를 내렸다. ECB는 남유럽 국가들의 채권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새로운 채권 매입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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