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2년새 34배 성장…리스크 대비 시급"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한 가상화폐 `스테이블 코인`의 거래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커지면서 관련 위험(리스크)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4일 `스테이블 코인의 잠재적 위험과 규제 체계 필요성` 보고서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2020년 초와 비교해 34배, 지난해 초보다 5배 이상 성장했다.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초 230억유로(약 31조원)에서 지난 1분기 1천500억유로(약 201조원)로 늘어났다.
이중 테더(USDT), USD코인(USDC), 바이낸스USD(BUSD), 다이(DAI) 등 4개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스테이블 코인의 분기 평균 거래량은 2조9천600억유로(약 4천조원)로 미국 유가증권시장 평균 거래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 코인의 거래 규모가 더 커지면 가상화폐 시장의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으로도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공격 등 문제로 가상화폐를 인출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코인런(Coin Run·대규모 인출)` 현상이 빚어지면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하는 준비자산이 강제로 청산돼 시장 유동성과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스테이블 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했다면, 은행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떨어져 대출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은행이나 채권 시장의 신용위험과 환율 위험은 준비 자산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스테이블 코인이 각각 다른 설계방식과 기능을 구현하고 있어 기존 규제 체계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도 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이 지급,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면 전자 화폐로 분류하고, 상환보증과 여신을 제공하면 금융기관과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규제 공백을 없애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정확한 분류 가이드라인과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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